박 회장과 CEO 경합했던 노성석·임환오·성무용 퇴진
분위기 쇄신 vs 보복 인사
김경룡·박명흠은 승진
[ 윤희은 기자 ]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DGB금융그룹이 박 회장과 경쟁 관계에 있는 등기임원을 전원 퇴진시켰다. 금융계에선 DGB금융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는 분석과 함께 ‘보복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DGB금융과 대구은행은 26일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DGB금융지주의 노성석 부사장과 대구은행의 임환오·성무용 부행장 등 세 명의 퇴진을 결정했다. 박 회장과 함께 대구은행 등기임원을 맡고 있던 이들이다. 이들이 등기임원에서 제외되면 사내 소속 등기임원 중에는 박 회장 한 명만 남게 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세 명 다 임기가 만료된 상태로 유임할 이유가 없어 퇴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구은행 내부에서는 아직 54~59세에 불과한 임원을 특별한 사유 없이 일괄 퇴진시킨 것을 두고 ‘비정상적 인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퇴진하는 세 명은 올초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 후보로 거론돼 박 회장과 경합을 벌였다.
금융업계는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박 회장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인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박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등에서 끊임없이 박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회장직에 욕심을 가진 내부인이 ‘자리 흔들기’에 나설 것을 우려한 박 회장이 연말 인사를 틈타 미리 경쟁자를 제거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어 있는 등기임원 자리에는 박 회장의 측근이 오를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게 금융업계의 분석이다.
이날 인사에서는 김경룡 전략경영본부장 겸 DGB경제연구소장(부사장보)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1960년생으로 대구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회장의 고교·대학 동문이다. 1979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구미영업부장, 경북미래본부장, 경북본부장 등을 거쳤다.
박명흠 대구은행 마케팅본부장 겸 서울본부장(부행장보)도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서울 오산고와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해 박 회장과는 학과까지 같다. 1985년 대구은행에 입행한 뒤 영남대지점장, 홍보부장, 부울경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 외에도 김남태 대구은행 상무가 DGB금융 부사장보로 승진했다. 대구은행에서는 김윤희 자금시장본부장, 오동수 IT본부장, 황병욱 정보보호최고책임자, 김영탁 준법감시인, 여민동 공공금융본부장, 김윤국 리스크관리본부장이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이재영 DGB캐피탈 사장, 박동관 DGB유페이 사장, 이성룡 DGB데이터시스템 사장, 정찬우 DGB신용정보 사장은 유임됐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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