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해외펀드 '베트남그로스' 1위… 2700억 몰려

입력 2017-12-27 17:49  

뜨거웠던 비과세 해외펀드 판매 경쟁…투자자들 선택은

비과세 해외펀드 5조 육박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수익률
1년간 환헤지 36%·환노출 26%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 펀드 '인기'

새해부턴 전용계좌 없는 투자자
차익의 15.4% 배당소득세 내야



[ 나수지 기자 ]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가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전용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는 새해부터 가입해 있는 펀드에만 추가로 돈을 넣을 수 있다. 계좌를 개설하지 않은 투자자는 해외 펀드에 투자할 때 원래대로 매매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베트남과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가장 많은 자금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에 주목한 해외펀드족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판매잔액은 3조8068억원을 기록했다. 11월 한 달간 유입된 자금만 8546억원에 달하는 만큼 이달 들어온 금액을 더하면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판매잔액은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정부가 해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2월 도입했다. 보통 해외 상장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전용계좌를 개설해 투자하면 펀드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붙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돼 인기를 끌었다.

비과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해외펀드 투자족(族)은 주로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돈을 넣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상품은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였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가입 기간에 2731억원을 모았다.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원동력은 뛰어난 수익률이다. 최근 1년 동안 환헤지 펀드는 36.16%, 환노출 펀드는 26.69% 수익을 냈다.

이 펀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배승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트남사무소 팀장은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개방정책으로 경제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며 “신흥국인 만큼 수익이 출렁거릴 수 있지만 거시경제 흐름과 업종 전망을 바탕으로 분산 투자해 리스크(위험)를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 ‘주목’

자금이 많이 몰린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2~4위에 모두 중국 펀드가 이름을 올렸다. ‘KTB중국1등주’ ‘KB통중국고배당’ ‘KB중국본토A주’가 주인공이다. KTB중국1등주는 중국 증시의 업종별 대표 종목에 투자한다. 최근 1년간 수익률 73.49%라는 뛰어난 성과를 냈다. 중국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KB통중국고배당(최근 1년 수익률 42.81%) KB중국본토A주(32.45%)도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자를 불러모았다.

펀드 가입이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28일까지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도 남아 있다. 자금 유입 순위 상위 펀드 가운데 한국투자 베트남그로스, KTB중국1등주, KB통중국고배당, KB중국본토A주는 28일 오후 5시 전까지 가입하면 올해 마지막 영업일인 29일까지 관련 주식 매입을 마무리할 수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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