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 성장·새 일자리 32만개 목표 잡았지만… "고비용 노동정책에 발목 잡힐 수도"

입력 2017-12-27 19:27   수정 2017-12-28 05:14

새해 경제정책 방향

설비·건설투자 큰폭 둔화에
기업 몸사릴 정책 줄줄이



[ 이상열 기자 ]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0%로 세웠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득주도 성장 정책 등으로 민간소비가 회복해 올해에 이어 두 해 연속 3%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전망이다. 이를 통해 내년 일자리도 올해와 비슷하게 32만 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내년 설비·건설투자가 급감하고 최저임금 급등, 법인세율 인상 등 ‘비용 부담’ 요인이 줄줄이 예고돼 정부의 성장률과 일자리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0%에서 3.2%로 올려 잡았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을 반영했다. 내년엔 올해보다 낮지만 3.0% 성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목표대로라면 2010~2011년 이후 7년 만에 두 해 연속 3%대 성장을 달성하는 셈이다.

내년 성장을 주도할 양대 축은 소비와 수출로 봤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2.4% 예상)보다 0.4%포인트 높은 2.8%로 전망했다. 한·중 관계가 개선되고 물가 상승 둔화로 민간의 실질구매력이 증가하는 데다 기초연금·아동수당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으로 소비 여건이 나아지는 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내년 수출도 선진국과 신흥국 동반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보다 4.0% 증가하면서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성장률을 토대로 정부는 내년에 32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회복세로 제조업 일자리 상황이 나아지고 올해 17조1000억원인 일자리 예산이 내년 19조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공무원(2만7000명), 사회서비스 일자리(2만5000명), 노인 일자리(7만7000명) 등이 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같은 거시 목표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달성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올해 성장률에 크게 기여한 투자가 불안 요소다. 정부조차 내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올해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14.1%(예상치)보다 낮은 3.3%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도 분양 물량 감소, 잇단 부동산 규제 정책,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영향 등으로 올해 7.6%(예상치)에서 내년 0.8%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내년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경우 소비가 줄어 경제 불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다. 내년엔 최저임금 16.4% 인상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 친(親)노동 정책이 본격 시행된다.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다 법인세율 인상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이 줄줄이 이어진다. 정부 의도와 달리 고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정책들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가계소득을 단기적으로 늘릴 수는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원 배분을 왜곡해 성장률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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