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18 자동차 시장 ②] 럭셔리 브랜드, 질주는 계속된다

입력 2017-12-28 09:00   수정 2017-12-29 17:49

한국인 좋은 차 선호 높아…"고급차 인기는 지속" 전망
제네시스, 수입차와 치열한 경쟁…공격적 판매 나설 듯




지난 27일 찾은 서울 지하철2호선 삼성역 인근의 제네시스 전용 매장. 내년 초 개장을 목표로 홍보 영상 촬영 등 막바지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대자동차가 2년 전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시킨 이후 강남에 고급차 전시장을 따로 마련하는 것은 처음이다. 제네시스가 단독 전시장을 꾸리는 모습은 '부의 상징'인 강남을 시작으로 2018년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것을 알리는 예고편에 해당된다.

부동산 시장이 '강남불패'라면 한국의 럭셔리 자동차 시장 또한 이와 유사하다. 지난 몇년 간 흐름을 보면 경기 불황에도 고급차 구매력은 꾸준히 높아졌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의 한국 판매량이 세계에서 4~5번째로 많다는 사실은 더 이상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연말까지 수입차 시장은 아우디 폭스바겐이 영업을 중단했어도 작년보다 성장한 23만5000대 판매가 점쳐진다.


◆ 프리미엄 브랜드 성장세 예고

2018년에도 고급차 신규등록 대수는 2017년 대비 적어도 10%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수입차 팽창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아우디 폭스바겐 브랜드가 복귀하는 데다 벤츠와 BMW는 물론 렉서스,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등은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국산은 제네시스가 새해 고객 늘리기에 돌입한다. 소비자들의 고급차로의 이동이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벤츠는 수입차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간 7만대가 팔렸다. 내년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 수입차 2위 BMW는 미니(MINI) 브랜드를 포함해 6만5000대가량 판매를 올렸고 내년에도 14종에 달하는 공격적인 신차 투입이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고급차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 좋은 것을 추구하려는 한국인의 소비 성향과 맞물려 고가의 럭셔리 차급에 대한 수요는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서다. 박재용 이화여대 연구교수는 "한국인들은 과하고 비싼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소비 욕구에 대한 만족감을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며 "수입차 할부금융사들의 소비를 자극하는 교묘한 마케팅도 고급차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제네시스 알리기 속도…전용 전시장 운영

완성차 브랜드의 고급차 수요도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70-G80-G90(국내명 EQ900)' 세단 삼총사를 앞세워 고객층 확대를 추진한다. 올들어 제네시스 내수 판매량은 지난 11월까지 5만1000대로 현대차 승용 라인업(46만8000여대)의 약 11%를 차지했다. 다만 출시 초기 법인 수요가 몰렸던 최고급형 세단 EQ900 판매량은 작년 대비 절반에 그쳤다.

현대차는 경영실적 악화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급차 판매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4000만원 선에서 시작돼 최대 1억원이 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제네시스 차량은 한 대 팔면 쏘나타, 아반떼 등 대중차로 거둬들이는 수익의 몇 배는 남길 수 있다. 제네시스 전담팀은 별도 매장 운영과 함께 서비스 품질 차별화 및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야 한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제네시스 전용 매장 운영은 G70·G80의 매출 확대 및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법인 수요가 많은 EQ900은 리스 계약기간이 보통 40개월이어서 폭발적인 교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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