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태윤 산업부 기자) “25개의 자기소개서와 25번의 탈락. 7월부터 이어진 취업레이스는 탈락의 쓴맛으로 끝났습니다.”
A기업에 지원한 박모씨의 자소서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박씨는 “연이은 좌절에 자존감마저 바닥이 났을때 대학시절 ‘인문계생은 취업 어렵다’며 이공계로 전과하라는 어느 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고 했습니다. 취업난은 인문계생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것 같습니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올해 입사지원 경험있는 구직자 763명을 대상으로 ‘입사지원 현황’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결과가 너무 절망적이었습니다. 지원자들은 평균 38곳의 회사에 지원했지만 서류전형 합격소식은 고작 평균 세번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들 중에는 심지어 90곳이상 지원한 사람도 7.7%(58명)에 달했습니다. 이런 수치도 사실 몇년전에 비하면 많이 낮아진 것입니다. 최근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시 직무역량중심으로 뽑다보니 지원자들은 자신이 준비한 분야의 산업(기업)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입사지원 횟수가 10회미만이 33%에 달한 것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서류전형 합격횟수는 절망적이었습니다. 모두 탈락했다는 응답자는 29.1%에 달해 가장 많았습니다. 5번 탈락자도 7.5%였습니다. ‘다행히’ 한 번 탈락했다는 비율은 17.4%로 다소 높았습니다. 면접 합격횟수는 평균 1.4회로 서류전형 합격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최종합격을 경험한 95.5%는 중소·중견기업에 합격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중 중소기업 합격자 비율은 79.3%에 달했습니다. 이들은 합격의 이유로 ‘관련 직무,인턴경험(36.8%)’ ‘눈높이를 낮춰서(35.0%)’ 등을 꼽았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합격자 10명중 6명꼴(63.2%)로 입사를 포기했다는 점입니다. 눈높이를 낮춰 무조건 취업을 하려고만 했기 때문입니다. 입사를 포기한 이들은 ‘연봉(53%)’ ‘직무적성(39.3%)’ 등이 맞지 않아서였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채용의 확산으로 점점 지원자의 직무역량과 경험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지원자 본인의 관심도를 파악한후 기업과 직무를 선택해야 취업의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끝) /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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