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삼성전자 생활가전 새로운 동력은 B2B

입력 2017-12-28 16:34  

미국 명품가전 데이코 인수
럭셔리 빌트인 시장 본격 진출
폴란드 등 유럽에 쇼룸 확대

공장·대형 쇼핑몰·호텔 등 설치
시스템에어컨 시장 적극 공략
바람이 사방으로 골고루 퍼지는
'360도 카세트' 새로 출시



[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의 미래를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찾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전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성장이 둔화하면서 신시장은 B2B 분야에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B2B 시장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해 미국 명품 가전업체 데이코를 인수하면서 진출에 탄력을 받고 있는 빌트인 가전 시장이다. 건축회사 및 건설업체와 협업해 디자인 시점부터 주거공간에 꼭 맞는 가전을 공급하는 빌트인 시장은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폭넓게 형성돼 있다. 2015년 기준으로 280억달러 수준인 북미 가전 시장에서 빌트인 가전은 42억달러로 비중이 15% 안팎에 달한다. 438억달러 규모의 유럽 시장에서도 빌트인 가전 비중은 40%를 넘는다.

삼성전자는 데이코를 통해 미국 럭셔리 빌트인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데이코와 협업해 신규 빌트인 라인업 ‘모더니스트 컬렉션’을 올 3월 내놨다. 데이코의 럭셔리 디자인에 삼성전자의 현대적 디자인 요소가 더해진 것으로 주방을 더욱 가치있어 보이게 해준다. 불꽃의 세기 조절이 가능한 쿡탑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을 만들 수 있는 더블 오븐, 구석구석 세척이 가능한 식기 세척기 등으로 구성됐다. 냉장고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리모트 뷰’는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탑재됐다.

유럽에서는 9월 폴란드 바르샤바에 빌트인 전용 쇼룸 ‘쿡 스토리 바이 삼성’을 열었다. 폴란드 빌트인 냉장고 분야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다른 유럽 지역에서도 빌트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른 유럽 국가에도 빌트인 쇼룸을 추가하며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럭셔리 이미지를 더 높이기 위해 독일 ‘놀테’, 이탈리아 ‘베네타 쿠치테’ 등 유럽 가구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공조 시장도 B2B 시장 공략의 중요한 축이다. 공장과 대형 쇼핑몰, 사무시설, 호텔 등의 냉·난방과 공기 정화를 하는 공조 시설은 세계 시장 규모가 740억달러에 이른다. 이 중 시스템 에어컨이 370억달러로 절반 수준을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에어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특별히 신경쓰는 지역은 유럽이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데다 고효율과 친환경 등 업계 기술 트렌드와 표준을 선도하고 있어서다. 시장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36억달러에서 2020년에는 42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유럽 지역 공략을 위해 17개국에 산재돼 있던 에어컨 판매 조직을 올해 통합해 에어컨 전문 판매 법인을 설립했다. 미국에서는 2014년 에어컨 전문 유통업체인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해 두 배 이상 매출을 늘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에어컨 시장 공략을 위해 바람이 사방으로 골고루 퍼지는 ‘360도 카세트’를 올해 새로 내놨다. 시스템 에어컨이면서도 무풍 냉방 기능이 가능한 ‘무풍 원웨이 카세트’ 모델을 출시하며 세계 시스템 에어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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