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화장품·유통·게임… '업종 대장주' 대거 물갈이

입력 2017-12-28 17:32  

아듀 2017 증시

셀트리온, 내년 코스피 이전땐 '바이오 1위' 유력
오리온, 음식료 대장株 CJ제일제당 맹추격
SK머티리얼즈·서울반도체 '코스닥 반도체 톱' 경쟁



[ 윤정현 기자 ] 올해 코스피지수가 6년간의 박스권(1800~2200)을 뚫고 도약하는 과정에서 업종 내 ‘간판주’들의 얼굴이 대거 바뀌었다. 올해 호실적을 기반으로 역전에 성공한 1등주들은 내년에 입지를 더욱 굳혀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장주 대거 교체

올해 유가증권시장 내 은행과 증권, 화장품, 유통, 게임 등의 업종에서 대장주 자리를 두고 역전극이 벌어졌다. KB금융은 2010년 11월24일 이후 7년 만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신한지주를 앞서며 은행업종 내 선두에 섰다. 올 6월 신한지주를 따라잡은 뒤 이달 들어 삼성생명마저 제치고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업종 전체 대표주가 됐다. 가계대출 비중이 업계에서 가장 높아 대출 금리 조정(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차별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0월 아모레퍼시픽을 밀어내고 화장품업종 내 정상 자리를 다시 차지했다. 3년6개월 만이다. 2015년만 해도 아모레퍼시픽 시총의 절반에 그쳤던 LG생활건강이 추격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때는 지난해부터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탓에 화장품 매출이 큰 아모레퍼시픽은 휘청였지만 음료·생활용품 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던 LG생활건강은 꾸준한 실적을 냈다.


사드 보복 여파는 유통업종에도 미쳤다. 기존 유통 대장주였던 롯데쇼핑 주가가 사드 보복 충격과 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하락 곡선을 그리는 사이 이마트가 치고 올라왔다. 일찌감치 중국 사업을 정리해 손실을 줄였고 이마트몰(온라인몰), 스타필드(복합쇼핑몰) 등으로 영역을 넓힌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증권업종에서는 지난해 12월30일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법인으로 새 출발한 미래에셋대우가 NH투자증권을 밀어내고 1등 자리를 꿰찼다.

게임업종 내에서 독보적인 대장주 지위를 누려온 엔씨소프트는 올 5월 새내기 넷마블게임즈의 유가증권시장 입성과 동시에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내년도 지각변동 조짐

바이오와 음식료 부문은 내년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힌다. 2016년 11월 상장 이후 줄곧 바이오업종 내 대장주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시총 24조5472억원)는 내년 2월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27조1215억원)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오면 2등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음식료업종에서는 CJ제일제당의 대장주 자리가 위태롭다는 관측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이 30만원대 중반에서 횡보하는 사이 지난 7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오리온이 인적분할 이후 26.97% 올랐기 때문이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차이는 7000억원이 채 안 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반도체업종 내 SK머티리얼즈(1조8986억원)와 서울반도체(1조6238억원) 간의 경쟁이 관심을 모은다. 반도체 소재 사업이 주력인 SK머티리얼즈가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자동차용 발광다이오드(LED)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서울반도체가 반격에 나섰기 때문이다. 1년 전만 해도 1조원에 가까웠던 두 종목의 시가총액 격차는 2700억원으로 줄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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