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스마트홈·수소차… 특허를 보면 미래산업 보인다

입력 2017-12-28 19:45  

테크센싱 2020

윕스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52쪽 / 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2014년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무인 작업장 설비와 관련한 특허를 출원했다. 당시 이 특허는 아마존의 어떤 사업 영역과도 관련이 없었다. 그런데 2016년 말 아마존은 세계 최초 무인 슈퍼마켓인 ‘아마존 고’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 고에는 매장 직원도 계산대도 없다. 물건을 장바구니에 넣으면 자동으로 계산이 된다. 이를 위해 로봇, 인공지능, 이미지 센서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한 특허를 출원했던 것이다.

특허는 기술과 지식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적 장치다. 세계 각국 특허청을 통해 공개된 수많은 특허 정보는 세상에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기술과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알려주는 유용한 정보 자원이 된다. 국내 최초 온라인 세계 특허정보 서비스 업체인 윕스(WIPS)는 《테크센싱 2020》에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잘 알려지지 않은 혁신 기업의 특허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노출을 꺼리는 경영 전략과 미래 투자 방향을 가늠해본다.

저자는 먼저 스마트 홈에 관한 특허와 홈 네트워크를 제어하는 주요 수단인 인공지능, 이미지 센서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알려준다. 미국 스마트 홈 관련 특허 1위 기업은 삼성전자이고 2위는 LG전자다. 그다음 소니 구글 AT&T 브로드컴 퀄컴 등의 순이다. 특히 구글은 2013년까지 홈 네트워킹과 관련해 별다른 출원이 없었으나, 2014년 네스트랩, 리볼브 같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인수하면서 스마트 홈 시장 진출을 알렸다. 네스트랩은 자동 온도조절 장치에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기술을 갖고 있다. 또한 공기정화, 가습, 환기 등 다양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통해 구글이 스마트 홈과 관련한 서비스나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저자는 스마트 의료 및 헬스 관련 특허를 통해 미래 산업의 트렌드를 읽어낸다. 미국 기업 중 스마트 의료 관련 특허 출원이 가장 활발한 곳은 메드트로닉, 카디악,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필립스 등이다. GE, 지멘스, 필립스는 한때 생활가전 시장의 대표주자로 꼽힌 기업들이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 기업에 밀리면서 의료 분야로 돌파구를 찾았다. 이들이 가장 많이 출원하고 있는 분야는 진단이다. 정확한 영상 판독을 하거나 무선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것들이다. 나아가 진단 이미지에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해 환자의 신체 내부를 더욱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를 여러 기업이 출원하고 있다. 이 밖에 IBM의 인공 전자피부 기술과 구글의 채혈 없이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기술 등이 눈에 띈다.

미래 자동차 기술은 특허가 가장 많이 쏟아지는 분야 중 하나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연료전지,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관련 특허를 많이 내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것이 수소연료전지 기술이다. 전기차 기술이 가장 각광받고 있지만 기업들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포케몬고 게임으로 주목받은 AR 기술을 바탕으로 게임 영화 스포츠 교육 등 문화 전반에 변화를 이끌 특허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또한 금융과 IT 결합인 핀테크와 보안 기술인 블록체인 특허를 소개하며 금융이 IT산업으로 진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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