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3조원대 자금이 밀려들었다. 해외 증시 호조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비과세 해외펀드)' 혜택 일몰을 앞두고 뜨거운 관심을 받은 덕이다. 글로벌 경기가 동반 호조를 나타내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 해외주식형 펀드에 3조 자금 몰려…"비과세 해외펀드 영향"
해외 증시 호조와 함께 비과세 해외펀드 판매 일몰이 절세 수요를 자극하면서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한해 만에 자금이 순유입됐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해(12월26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 제외 공모펀드 가운데 해외 주식형 펀드에 3조4657억원이 몰렸다. 지난해 1조156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한 해 만에 자금이 대거 유입된 모습이다. 유형별로는 글로벌주식(1조3833억원)과 정보기술섹터(1조2082억원)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두드러지게 자금이 들어왔다.
특히 하반기들어 3조3812억원의 자금이 해외 주식형 펀드에 몰린 점이 특징이다. 펀드업계에서는 올해 말로 가입이 끝난 비과세 해외펀드를 투자심리 자극 요인으로 꼽고 있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전용계좌를 개설해 해외투자비중이 60% 이상인 펀드에 투자할 경우 1인당 원금 3000만원까지 펀드 매매차익과 환차익에 붙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절세상품이다. 통상 해외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정부가 해외 투자 장려 차원에서 지난해 2월 도입했다.
◆해외주식형 펀드 올해 수익률 26%…국내 주식형 펀드 상회
해외 주식형 펀드는 자금 유입뿐 아니라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양호했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ETF 제외 공모펀드 중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6.4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20.51%)을 크게 웃돈 성적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펀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유형별로 아시아신흥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38.27%를 기록했고, 중국 주식형펀드도 35.86%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아시아태평양 주식형펀드(일본 제외)도 30%대(30.52%)의 수익률을 거뒀다.
개별 펀드 성적에서는 중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압도적이었다. 수익률 상위 10위까지의 펀드 중 중국 펀드가 아닌 펀드는 1개뿐이었다. 구성종목에 중국 종목이 들어가는 '미래에셋TIGERMSCIEM레버리지상장지수(73.98%)'가 수익률 1위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펀드(70.71%)', 'KTB중국1등주펀드(68.83%)' 등이 뒤를 이었다.
자금 측면에서도 중국과 해외 정보기술(IT)주 펀드가 인기를 끌었다. ETF를 제외한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KTB중국1등주펀드로 3445억원이 몰렸다.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와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펀드도 각각 3213억원, 3205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되겠지만 시장의 경로가 순탄하기보다는 요철구간을 거치면서 지난하게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확인할 전망"이라며 "펀드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더라도 냉정을 잃지 않고, '시간을 보유'하는 피터 린치의 투자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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