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 - 임보(1940~)
산골 너와 지붕 위에
정월 눈이 둬 자쯤 쌓였습니다
어린 손주들이 떠드는 소리로
적적하던 집안이 모처럼 왁자합니다
윷이다!
모다!
오곡밥을 푸던
할머니도 손뼉을 치고
부럼을 깨던
할아버지도 허허 웃습니다
대보름달이 잠시 발을 멈추고
봉창을 환히 밝힙니다
-시집 《벽오동 심은 까닭》(시와시학) 中
정월 대보름의 아름답고 즐거운 민속 풍경이 펼쳐진다. 도시화의 물결에 저만치 밀려난 추억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어린 손주들이 떠드는 소리로… 왁자’한 분위기도 그립다. 저출산의 사회적 문제가 우리의 큰 근심거리가 된 이 시대에….
문효치 < 시인(한국문인협회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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