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발표한 육성 신년사는 핵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한 대남 '유화공세'와 자립적 경제발전 의지가 두드러진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9시30분(평양시 9시)부터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 낭독 장면을 약 30분간 방영했다.
집권 7년차를 맞은 김 위원장은 신년사 낭독에서 '핵'이 포함된 단어를 22차례, '경제'가 포함된 단어를 21차례 언급했다. '병진 노선'의 양대 축인 핵 개발과 경제발전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민족'이라는 단어를 19회, '통일'을 12회, '평화'를 10회, '북남(남북)관계'를 9회 사용했다. 신년사 후반부에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까지 밝히는 등 대남 분야에서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낸 결과다.
'미국'은 11차례 나왔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핵'이 포함된 단어와 '북남관계'가 각각 5회만 거론됐고, '미국' 언급은 4회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올해 핵과 대미·대남 메시지 비중이 커졌다고도 볼 수 있다.
아울러 경제 분야에서는 그동안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강조해온 '자립'을 8회 언급, 자력갱생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9월로 앞둔 '공화국(국가) 창건 70돌'을 3회 거론하며 중요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후반부에 대남·대미 메시지를 배치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작년 '핵무력 완성'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전반부에 강한 대미 메시지를 내세우고 후반부에서는 대남 메시지에 집중한 점도 특징이다.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2013년 이후 연속 6년째다. 다만, 한국시간 낮 12시30분(평양시 정오)께부터 방송했던 2016, 2017년과 달리 올해는 지난 2015년과 같은 9시30분으로 시간을 조정했다.
그는 처음으로 인민복 대신 양복을 입은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양복 차림으로 연단에 서서 신년사를 낭독했다. 김일성·김정일 배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착용하지 않았다.
그는 신년사 첫머리에서 주민과 군 장병들에게 "충심으로 되는 감사와 새해 인사를 삼가 드린다"고 인사말을 건넨 뒤 올해도 고개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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