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화학 등 모든 사업 혁신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도
[ 고재연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은 2016년부터 “변하지 않으면 ‘돌연사’할 수 있다”는 말로 기업 경영의 위기상황을 강조했다. SK 전 관계사에 ‘딥 체인지(deep change: 근본적 혁신)’를 주문했다.
지난해 10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한 정례 세미나에서는 “대마불사는 옛말일 뿐 혁신하지 않으면 대기업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며 근본적 혁신과 변화의 절박함을 거듭 강조했다.
SK그룹은 국가 경제지표 악화, 유가 상승, 북핵 위기와 외교 이슈 등 우리나라 산업을 위협하는 국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차분하게 외형과 내실을 다지며 승승장구하는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올해도 SK는 ‘새로운 가치실현을 통한 뉴(new) SK로의 도약’을 꿈꾸며 변혁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에너지·화학, 통신·반도체 중심의 주력 사업에서는 업(業)의 근본적 혁신을 꾀한다. 바이오와 모빌리티 등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로의 전환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공유 인프라,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SK로 도약할 예정이다.
지난해 근본적 혁신을 실천한 관계사는 SK이노베이션이다. 정제 마진 의존도가 높았던 기존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화학제품 등 비석유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화학사업에서 두 번의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며 사업 구조 혁신도 가속화하고 있다. 천연가스 중심의 밸류체인을 강화했다. SK(주)는 지난해 9월 북미 기반의 유레카 미드스트림 홀딩스 투자 결정을 통해 가스 운송 및 가공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반도체와 에너지 등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뿐만 아니라 바이오와 모빌리티 서비스 등 신규 성장 영역의 투자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SK(주)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세계적 제약회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원료 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2016년에는 국내 카셰어링업체 쏘카 지분을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미국 1위 개인 간(P2P) 카셰어링 업체인 투로 지분에도 참여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행보에도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미국, 중국 방문 등에 이어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동남아시아 지역 ‘글로벌 파트너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8년간 흘린 땀방울도 결실을 맺고 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재 양성과 자본시장 조성에 힘써왔다. 2015년부터 사회적 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평가해 인센티브를 지급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민간 자본 기반 사회적 기업 전용펀드를 출범시켰다. 사회적 기업의 ‘성과 계량화-투자자 확대-수익기반 창출’이라는 선순환 생태계가 뿌리내리게 된 것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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