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극으로 만나는 처용설화·처용무

입력 2018-01-01 17:55  

'처용…', 강릉아트센터서 공연


[ 마지혜 기자 ] 삼국유사 속 ‘처용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발레극 ‘처용-화해와 관용을 춤추다’(사진)가 오는 12일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한국발레협회가 기획했다. 우리 전통춤 ‘처용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한국 전통 설화에 서양 발레를 접목했다.

발레 ‘처용’은 한국 발레계의 초석으로 불리는 고(故) 임성남 선생의 작품이다. 한국발레협회는 지난해 임 선생의 서거 15주기를 기념해 이 작품을 재해석해 11월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렸다.

작품의 모티브가 된 ‘처용 설화’는 설화 특유의 구조적 안정성과 생명력으로 현대 예술계에서도 다양한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다. 신라시대 처용이라는 사람이 밤새도록 유희를 즐기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외간 남자와 함께 있었는데 화를 내기는커녕 “빼앗긴 걸 어찌하겠는가”라며 노래 한 소절 남기고 춤추며 물러나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발레 ‘처용’은 발레의 드라마적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이야기를 ‘처용과 가인의 사랑’ ‘역신과의 정사’ ‘가인의 죽음’ ‘처용의 번뇌와 용서’라는 전개로 서사 구조를 다시 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이자 1000년을 이어온 전통춤 처용무를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형식과 내용을 갖췄다. 작품의 총감독을 맡은 도정임 한국발레협회장은 “처용무 속에 담긴 음양오행의 철학, 처용 이야기에 녹아 있는 인간의 나약함과 욕망, 해학과 용서의 정서를 음미할 수 있다”며 “올림픽 정신에서도 만날 수 있는 화합, 이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관용과 용서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상임안무가와 지도위원 등을 지낸 문병남이 안무했다. 작곡가 나실인이 음악을 만들고 이유숙이 의상디자인과 무대미술을 맡았다. 스타 발레리노 김현웅이 주인공 ‘처용’, 춤 예능프로그램 ‘댄싱9’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은 윤전일이 ‘역신’으로 출연한다. 발레리나 김영경이 ‘가인’을 연기한다. 음악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전 석 무료.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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