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란 중소기업부 기자) ‘액체 괴물’로 불리는 ‘슬라임’이 성인들 사이에서 인기입니다. 슬라임은 한 때 ‘만득이’로 불리던 장난감처럼 손으로 만지작거리면서 형태를 변형시키며 놀 수 있는 장난감입니다. 유튜브에 ‘Slime’을 검색하면 나오는 동영상만 1일 기준 2050만 개가 넘습니다. 지마켓, 11번가, 텐바이텐 등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구입하는 사람들은 물론 직접 만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풀이 주재료로 들어가고 쉐이빙폼, 핸드크림 등이 부재료입니다.
슬라임은 2015년 인기 유튜버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소개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작년 6월 아이유가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갖고 노는 영상을 올린 후로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작년에는 슬라임만을 유통하는 사이트 ‘슬라임코리아’도 생겼습니다.
이 장난감은 20대 대학생, 30대 직장인 사이에서 특히 인기라고 하는데요. 완구업계에서는 슬라임의 ‘무자극 매력’을 인기 비결로 보고 있습니다. 슬라임은 시각, 청각, 촉각 자극이 적고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장난감으로 분류됩니다. 누르거나 비틀면서 촉감을 즐기고, 이 때 나오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소리를 듣다 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는 거지요. 전문가들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공부와 직장일로 이미 피곤하기 때문에 감정을 몰입시켜야 하는 드라마, 영화보기나 승부욕을 키우는 게임 등보다 이런 이유로 슬라임을 더 좋아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ASMR 영상을 보는 것도 인기입니다. 책장을 넘기거나 과자를 씹어먹을 때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 면봉으로 귀파주는 소리 등을 들려주는 건데요. 이런 영상을 유튜브에서 골라 틀어놓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고 잠을 자는 성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몇 년째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생각 안하고 싶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심신을 안정시키는 ‘힐링 토이’가 최고의 장난감인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끝) /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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