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AI 마케팅·스마트폰 경쟁 등 주목할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사는 이달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8'에 신제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행사의 공식 슬로건인 '스마트시티의 미래'를 주도할 신제품을 전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눈도장을 찍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간판 제품으로 'TV'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80인치 이상 초대형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 TV'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전 세계 프리미엄 TV시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80인치 이상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OLED TV가 대형제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90·100인치 이상 제품도 공개한다는 전망이다. 화질 수준을 한 차원 높인 8K QLED TV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LG전자는 한층 더 진화한 OLED TV 제품으로 맞불을 놓는다. 두께가 4㎜인 월페이퍼 TV를 더 얇게 개선하고 55·65인치 등 대형에 집중된 OLED TV 라인업을 40인치 미만 소형 제품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털사운드올레드(CSO) 패널을 사용해 음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양사의 스마트폰 경쟁은 CES에서도 이어진다. 단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아닌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말부터 CES를 통해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9·G7을 각각 공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삼성전자는 2018년형 갤럭시A8과 A8플러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갤럭시A8은 베젤이 거의 없는 18대 9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엣지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디자인은 갤럭시S8과 비슷하다. 인공지능(AI) 서비스 빅스비 홈 및 빅스비 리마인드, 삼성페이 기능도 제공한다.
LG전자는 K 시리즈를 내놓는다. 2018년형 K 시리즈는 저가 라인업 최초로 LG페이가 적용된다. K10은 5.3 인치 풀HD 디스플레이, 3GB RAM, 32GB 내장 메모리를 장착했다. 국내에는 X시리즈로 변경해 오는 1월말 출시될 예정이다.
노트북 대결도 볼만하다 삼성전자는 2018년형 삼성 '노트북 펜'을, LG전자는 2018년형 LG '그램'을 전시한다. 앞서 대결에서 노트북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둔 것과 달리 각기 다른 확장성에 집중했다.
삼성은 'S펜'을 내세워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사용자 경험을 노트북으로 확장했다. 기본 탑재된 S펜을 다용도로 활용하고, 360도 회전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태블릿처럼 쓸 수 있도록 제작했다.
LG전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나 램(RAM) 등을 추가 장착해 사용자가 임의로 성능을 높이거나 용량을 확대할 수 있게 했다. 기존 강점인 배터리 용량은 전작 대비 20% 늘었다. 그램은 13.3인치 제품 기준 최대 31시간 사용이 가능하고 동영상 재생은 23시간 30분까지 할 수 있다.
AI 브랜드를 활용한 마케팅 대결 구도도 흥미롭다. 삼성전자의 '빅스비'에 LG전자의 '씽큐'가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LG전자는 글로벌 AI 브랜드 '씽큐'를 발표하고 부스의 3분의 1을 할애하는 등 적극적으로 알리기에 나선다. LG전자는 그동안 독자적 인공지능 브랜드를 내세우기보다는 아마존, 구글 등과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가전제품에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하는 등 '오픈 플랫폼' 전략을 취했다.
때문에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AI 브랜드 인지도가 낮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삼성전자의 빅스비를 견제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무선인터넷이나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등 AI 기술을 적용한 모든 LG전자의 가전제품 및 서비스에 씽큐를 붙인다. CES에서도 별도 부스를 마련해 브랜드 차별화를 강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TV, 가전 등 다양한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원(One) 삼성'을 핵심 키워드로 택했다. 제품을 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로 연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는 의미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CES에서도 제품 간 연계성을 강조한다. IoT와 와이파이 등 네트워크를 통해 각 기기를 연결하고 연결성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킨다는게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CES는 세계 최대의 전자업계 행사이자 제조사들에게 제품이나 기술을 가장 먼저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영향력이 큰 무대"라며 "삼성과 LG가 주력하는 제품과 기술을 모두 공개하는 행사인만큼 양사의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ES 2018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서는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과 고동진 IT·모바일 부문장,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등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LG전자에서는 조성진 부회장, 송대현 H&A사업본부장, 권봉석 HE사업본부장, 황정환 MC사업본부장, 이우종 VC사업본부장 등이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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