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증권가 화두는 '차별화·해외 공략'

입력 2018-01-02 17:29  

증권사 최고경영자 신년사

박현주 "혁신과 투자에 집중"
이어룡 "융·복합 사업모델 찾자"
유상호 "빛은 항상 새롭게 변한다"

윤용암 "글로벌 증권사 도약 원년"
윤경은·전병조 "해외 적극 진출"
김형진 "글로벌 자산배분 활성화"



[ 윤정현/나수지 기자 ]
무술년을 맞아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꿰뚫는 열쇳말은 ‘차별화’였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6년간의 박스권(1800~2200)을 뚫었고 거래대금이 늘면서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였지만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등장과 거래 수수료 인하 여파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2일 임직원에게 ‘혁신과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는 비공개 신년사를 서면으로 보냈다. 박 회장이 강조하는 미래에셋의 ‘투자 DNA’를 기반으로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년사에는 사회공헌 활동 규모를 키우고 고객의 편안한 노후를 위한 연금부문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광휘일신(光輝日新)’이라는 사자성어를 통해 임직원을 독려했다. 빛은 그 자리에 있지만 항상 새롭게 변한다는 의미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초대형 IB 중 가장 먼저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는 성과를 올렸지만 더 큰 목표를 세우고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글로벌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올해를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증권사로의 도약 원년”으로 정했다. 윤 사장은 “고객의 수요를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충족시킬 수 없다면 국내외 다른 금융기업과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임직원에게 ‘사고의 틀’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계열사 간 융·복합으로 새 수익 모델을 창출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대신만의 수익 모델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단순 협업을 넘어 사업 부문 간 융·복합을 통해 미래 대신을 이끌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나란히 연임에 성공한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외연을 넓히고 원활한 협업체계를 구축하자”고 했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글로벌 투자자산에 눈을 돌려 자산배분 영업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의 선도자(first mover)’를 목표로 설정한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해외 거점을 활용한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와 함께 빅데이터 등 디지털 활용도를 높이는 것을 과제로 꼽았다.

중소형사들은 ‘특화’에 사활을 걸었다. 전문 분야 확보를 통해 작지만 강한 영업력으로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 서명석·황웨이청 유안타증권 사장(공동대표)은 플랫폼 티레이더, 펀드레이더, 티레이더인포 등을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하자고 강조했다. 지난달 취임한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시장에서의 우위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앞세웠다.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중소형사의 생과 사가 갈린 갈림길에서 미래의 명암이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전문화된 능력과 도전적인 영업력을 올해 실행 과제로 제시했다.

윤정현/나수지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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