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묵 기자 ]
경북 문경시청에서 30㎞ 떨어진 산골짜기에서 오미자를 활용한 수제맥주를 생산하는 산동네영농법인을 운영하던 김억종·만종 형제는 지난해 10월 투자자 네 명과 문경새재 부근에 가나다라브루어리(대표 배주광)라는 새로운 양조회사를 설립했다. 기와집으로 고풍스럽게 지은 500㎡의 양조장은 견학과 시음을 겸하는 관광시설로 500여 명이 다녀갔다. 새 회사는 투자자 중 한 명이 대표를 맡고 김씨 형제는 이사로 수제맥주 제조와 운영을 맡는다. 수제맥주 브랜드도 문경새재페일에일, 오미자에일, 주흘바이젠 등으로 다양화했다. 연간 생산량은 기존 3만L에서 30만L로 늘렸다. 김억종 씨는 “지난해 1억원인 매출이 올해는 10억~15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문경을 대표하는 수제맥주 브랜드이자 관광콘텐츠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대구 계명대 창업보육센터에서 2013년 문화예술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창업한 김의영 이스트컨트롤 대표는 “세계 연주자들에게 사랑받는 오케스트라 자동반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글로벌 뮤직 기업이 되겠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80명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모바일 반주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케스트라 앱을 지난해 개발해 시험 서비스 중이다. 음악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계학습(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융합한 ‘뮤직 알파고’다. 연주자가 필요로 할 때 언제 어디서나 반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반주기술로 세계 음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서울의 투자회사로부터 시리즈A(최초 투자인 ‘시드’ 이후 첫 후속 투자)를 받아 앱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GIST(광주과학기술원)와 인공지능 기술 실용화 협약도 맺었다. 2013년 3명으로 출발한 직원은 26명으로 늘었다. 김 대표는 “직원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사용하는 세계 사용자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며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다 고향 경북 상주로 내려와 농사를 지으며 농산물 판매법인인 쉼표영농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원 씨는 올해 외식업 인큐베이팅 공간인 레스토랑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창업하려는 청년을 돕기 위해서다. 지난해 경상북도가 공모한 청년 창조오디션에 선정돼 3억원의 자금도 지원받는다.
이씨는 “시골로 내려와 농촌에서 창업하려는 청년이 늘고 있지만 무턱대고 창업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농촌 청년 창업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미녀농부’라는 브랜드로 농산물 온라인판매를 해 지난해 3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씨는 올해 목표를 5억원으로 높여잡았다. 이 대표는 “한 가지 음식 때문에 찾아오는 차별성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창업 플랫폼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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