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힘 없는 연예인" 장자연 사건 다룬 영화 '종이 비행기' 31일 개봉

입력 2018-01-03 11:49   수정 2018-01-03 13:34



"나는 나약하고 힘없는 연예인이다. 수백 명에게 수백 번의 접대를 했다."

연예인 성매매와 스폰서 실체를 파헤친 영화 '종이비행기(원제-시크릿 리스트/노홍식 감독)'가 오는 31일 개봉한다.

평소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노홍식 감독은 "영화 ‘종이비행기’는 연예인 및 지망생을 스폰서에게 성 상납하는 고발성 영화로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스폰서 리스트에는 정치권, 재벌그룹 등 다양한 스폰서들이 등장한다. 스폰서는 남자뿐만 아니라 남자 아이돌을 상대로 여자 스폰서도 거론된다"고 밝혔다.

'장자연 사건'은 2009년 신인 배우 장자연이 유력 인사들에게 성 상납을 강요받고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와 스폰서 리스트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이 사건은 최근 낸시랭과 혼인신고를 한 남편 왕진진이 고 장자연 사건 관련 편지 위조로 유죄를 판결받았던 전준주라는 사실이 이슈화 되면서 재주목 받았다.

검찰 또한 최근 장자연 성상납 사건 재수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신인배우였던 장자연은 유력인사들에게 성상납을 강요받고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친필 편지를 남겼다.

이 편지에는 성상납을 강요한 일명 ‘장자연 리스트’ 유력인사 10명 등의 이름이 언급됐다.

장자연은 편지를 통해 "나 말고 피해 연예인이 더 있다. 선·후배들도 원치 않는 자리에 나갈 것을 강요당했다. 그 중에는 연예인 지망생도 있었다"면서 "31명에게 100여 번의 술 접대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 내가 죽더라도, 죽어서라도 저승에서 꼭 복수하겠다"고 분노했다.

장자연은 또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시켰다. 잠자리를 강요받았을 뿐 아니라 방안에 가둬놓고 때리고, 온갖 욕설을 들었다. 그렇게 지내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경찰은 리스트 속 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재판에 넘겨지고, 유서에 언급된 10명은 혐의 없음 처분을 받으면서 많은 의혹을 남겼다.



노 감독은 "누구나 화려한 스타를 꿈꾸지만 그 화려함 이면에는 일부 어두운 그림자와 '비열한 검은손'이 존재한다"면서 "영화 '종이비행기'에는 연예인을 꿈꾸는 화려한 양지 뒤 감춰진 진실과 어두운 그림자가 담겨 있다. 쉬쉬 해온 연예계 추악한 현실에서 부서지고 버려진 꿈들, 짓밟힌 인생을 드러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예인 성매매의 실체를 폭로한 영화 '종이비행기'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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