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빛을 발하는 곳이 경매, 공매시장이다. 필자가 공매를 통해 수익을 낸 사례를 하나 소개해 본다.
2년 전 경기 용인시 상현동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가 무더기로 공매 물건으로 나왔다. 수차례 유찰을 거쳐 당시 최저가는 감정가의 40%대였다. 감정가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시세 기준으로 보면 30%대까지 떨어진 매물이었다.
신분당선 상현역과 성복역 중간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로 대형 건설사가 시공해 브랜드 가치가 높았고, 인근 초등학교가 혁신초등학교로 지정된 상태여서 학부모 선호도 또한 높은 아파트였다.
유찰이 거듭된 이유는 2분의 1 지분 경매라는 것과 시공사가 신고한 80여억원 상당의 유치권 때문이었다.
유치권 신고서에 첨부된 사진을 보니 현관 앞에 유치권행사 중이라는 공지문이 붙어 있었고, 그 현관마저도 용접을 해놓은 듯 투박하게 마감이 돼 있었다.
신중히 검토한 결과 건설사의 유치권은 성립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투자자들에게 하나씩 나눠 추천해줬는데, 매물이 하나가 남아 필자도 투자에 가세했다. 개찰기일에 무사히 낙찰을 받았고 다른 공유자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도 없어 우리가 전체 아파트의 2분의 1 지분 소유권을 취득했다.
사정이 급했는지 곧 상대지분권자가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해왔고 결국 경매로 매각해 대금을 나눠 가지라는 판결이 났다. 그 판결에 기해 환가를 위한 형식적 경매가 진행되자 건설사에서 또다시 유치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런 유의 물건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필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2분의 1 지분을 시세의 40%대에 낙찰받았으니 그 이상 높게 낙찰되기를 기다렸다가 배당받는 방법과 유치권 때문에 최저가가 많이 떨어지면 방어 차원에서 입찰한 뒤 건설사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방법이다.
건설사와의 소송이 부담돼 다른 지분권자가 낙찰받도록 유도한 뒤 배당받고 나오는 방법을 택했다. 예상대로 상대지분권자가 응찰했고 단독 입찰이었다.
필자 등은 시세 대비 40% 정도에 낙찰받아 시세 대비 70% 이상의 금액을 배당받았고 투하자금 대비 60% 정도의 순수익을 챙겼다. 방어 입찰을 통해 낙찰을 받고 건설사와의 소송까지 가서 승소하면 산술적인 수익률이야 더 높아졌겠지만, 때로는 적더라도 스트레스 없이 수익을 내는 것도 필요하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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