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최고 수준
[ 도병욱 기자 ] 기업들이 ‘노조 리스크’에 떨고 있다. 기업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통상임금 및 휴일근로수당 중복할증 관련 법원 판결이 예고된 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동계의 기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36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2018년 노사관계 전망’을 보면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올해 노사관계가 지난해보다 불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중 20.7%는 지난해보다 훨씬 불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2.1%는 다소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적으로 불안해질 것이라는 비율이 지난해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통상임금 이슈가 본격화된 2014년(76.3%)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은 노사관계에서도 통상임금과 휴일근로 중복할증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24.8%(복수응답 허용)가 이같이 답했다.
대법원은 2008년 경기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제기한 휴일근로수당 지급 관련 소송에 대한 공개변론을 오는 18일 한다.
미화원들은 휴일근로에 대해 연장근로 할증(50%)과 휴일근로 할증(50%)을 중복 적용해 통상임금의 100%를 추가로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선고는 2~3개월 뒤에 나올 전망이다.
휴일근로 중복할증 소송은 대법원에만 22건이 계류 중이다. 통상임금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사건에서 노조 손을 들어주면서 기업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노동계의 기대심리 상승과 투쟁 증가(19.0%) △정부의 노동권 보호 강화 정책 추진(17.8%) △노동계에 우호적인 국회 의정활동(16.0%) 등도 노사관계 불안요인으로 지적했다. 노동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해 그에 따른 ‘청구서’를 내밀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에 바라는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근로시간 단축 부담 완화’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임금체계 합리적 개편 등이 뒤를 이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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