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터미널 신세계면세점에 대형 부티크 18일 개장
후발주자지만 명품과 돈독… 구찌 등 170개 브랜드 유치
[ 안재광 기자 ]
세계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샤넬의 부티크(패션·잡화) 매장이 오는 18일 문 여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신세계면세점에 생긴다. 2015년 5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한 지 약 3년 만이다. 백화점 사업을 하면서 명품 업체들과 신뢰를 쌓아온 신세계의 브랜드 유치력이 빛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392㎡ 규모 대형 매장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샤넬 부티크는 392㎡(약 119평) 규모로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점에 들어선다. 이곳에선 가방과 의류, 지갑, 액세서리, 시계, 선글라스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매장 입구에 샤넬을 상징하는 대형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매장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면세점에는 샤넬 외에도 구찌와 지미추, 듀퐁 등 170여 개 패션·시계·주얼리·잡화 브랜드 매장이 생긴다.
업계에선 신세계가 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따낸 지 6개월 만에 ‘콧대 높은’ 샤넬 매장을 들여온 데 주목한다. 샤넬은 웬만하면 면세점에 들어가지 않는다. 최고급 이미지에 맞게 매장을 꾸며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매장을 낼 때는 가장 큰 규모와 좋은 입지를 고집한다. 상권 분석과 매장 공사에 최소 1년 이상 들인다.
맘에 들지 않으면 바로 매장을 접기도 한다. 샤넬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4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2015년 전부 뺐다. 그해 5월 한국관광공사 면세점에 있던 부티크 문을 닫았고, 9월에는 롯데 신라 등 3개 면세점에 있던 화장품 매장도 없앴다. 수수료와 매장 운영 방식에서 면세점과 이견이 생긴 탓이었다. 이후 국내 면세사업부를 해체했다.
◆백화점 사업으로 신뢰 쌓아
샤넬을 설득해 다시 인천국제공항에 매장을 내게 한 것은 ‘신세계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에선 ‘후발주자’지만 백화점을 통해 오랜 기간 명품 브랜드들과 신뢰를 쌓았다. 신세계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는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전문가’로 꼽힌다. 30년 가까운 백화점 근무 기간 대부분을 해외 명품 바이어로 지냈다. 상품본부에서 해외명품 팀장과 임원도 역임했다.
신세계와 샤넬의 신뢰 관계는 최근 문을 연 백화점 매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샤넬은 작년 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화장품 매장을 냈다. 백화점 1층이 아니라 지하에 낸 첫 시도였다.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때문이었다. 시코르가 지하 1층에서 20~30대 젊은 소비자를 끌어모으자 샤넬은 신세계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아 비슷한 콘셉트로 추가 매장을 냈다.
신세계의 ‘아트 경영’도 명품 브랜드 유치를 뒷받침했다. 신세계면세점 본점 10층에는 회전그네 모양의 대규모 설치미술품이 있다. 벨기에 출신 아티스트 카스텔 휠러의 ‘미러 캐러셀’이다. 김승환, 존 배 등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도 전시해 놨다. ‘사진 찍을 곳이 많다’는 입소문이 난 덕분에 일부러 찾아오는 방문객도 많다. 신세계의 이 같은 아트 경영이 이미지를 중시하는 명품 브랜드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신세계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때 낮은 임차료로 들어간 것도 도움이 됐다. 신세계면세점이 들어간 제2여객터미널 DF3구역(패션·잡화)은 여섯 차례나 유찰됐던 곳이다. 신세계는 덕분에 싼값에 들어갔다. 신세계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기존 임차료(연 646억원)보다 30% 낮은 453억원에 낙찰받았다. 샤넬에 큰 매장을 낮은 수수료로 내줄 여력이 생긴 것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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