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 탈당 시사…"신당추진 체제 갖춰"
국민의당 통합반대파는 4일 바른정당 측에서 통합신당 강령에 햇볕정책을 적시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과 관련해 "그 사람들이 햇볕정책의 공과를 논할 자격이나 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당 통합을 계속 추진한다면 분당 내지는 탈당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의 대표를 맡고 있는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당의 창당정신마저 훼손하고 부정하며 꼼수통합의 억지를 부리시는 건 역사에 대죄를 짓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수구 냉전적 이념코드가 맞으시는 분들이 국민의당을 탈당하여 바른정당에 입당하시는 게 옳은 길"이라며 통합추진파의 탈당을 주장했다.
국민의당의 강령에 햇볕정책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의 주장에는 "우리당은 7?4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와 10?4선언 등 대북포용정책을 계승?발전시킨다고 강령정책에 못 박고 있다"며 "국민의당의 목표는 햇볕정책의 계승 발전에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이어 "바른정당은 개성공단 폐쇄, 한일 위안부 합의, 건국절 논란에 이르기까지 수구 냉전적 시각이 자유한국당과 쌍란"이라며 "국민-바른 통합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더 이상 국민의당을 꼼수통합의 희생양으로 욕보이지 마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역시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통합에 대한 완강한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그는 안 대표가 통합을 강행할 경우 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의사까지 있음을 내비쳤다.
박 전 대표는 "원내교솝단체 요건을 갖출 (반대파가) 20명 이상은 된다"며 "어제 우리 쪽 신당추진파에서 사무총장 체제를 갖추고 대변인, 부대변인 체제를 갖춰서 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안 대표가 통합반대파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을 출당시켜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거기 놓고 우리하고 활동하면 된다. 그런 분이 최소한 네 분은 있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이날 오전 세미나를 통해 양당의 당헌당규 및 강령, 정책 등을 비교하고 공통점을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양당은 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당부분 공통점을 찾아냈으나 햇볕정책을 강령에 넣을 것인지를 놓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홍재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발제문을 통해 "햇볕정책 등의 대북정책에 대한 개념을 (강령에) 굳이 적시할 필요가 있는지 우선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국민의당 통합파 의원인 이동섭·신용현 의원은 "햇볕정책은 앞으로 추진하되, 인도적 측면에 한해 서로 고려해야 하는 정책"이라며 강령에 햇볕정책을 적시해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양측이 대립하자 이언주 의원은 "현재 강령에도 햇볕정책이 명시되어있지는 않다"며 수습에 나섰으나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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