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가 일상 행정에 충실한 것을 나무랄 이유는 없다. 도시텃밭 활성화와 남아도는 쌀 대책은 그 나름의 필요성이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FTA 반발 등도 챙겨야 한다. 하지만 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나도록 농업의 큰 그림이 없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주목받는 분야가 아니라고 해서, ‘현재’만 있고 ‘미래’가 없다면 책임행정이 아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업을 미래 블루오션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그에 따른 로드맵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농정 비전은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낙후된 농촌과 도농 격차만 강조할 뿐,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첨단화·고도화 의지와 복안이 있는지 의문이다.
여건이 비슷한 일본의 농림수산성은 농촌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대응해 ‘로봇농부’를 2년 내 도입할 계획이다. 도요타 캐논 등 대기업들이 식물공장과 농산물 생산자동화에 진출해 있다. 국내에선 농민 반발로 번번이 무산된 것이다. 농업발전 없이 선진국이 된 나라는 없다. 농업도 발상을 바꾸면 얼마든지 고부가가치 미래 먹거리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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