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영화 찍으면 대박?

입력 2018-01-04 20:02   수정 2018-01-05 06:50

박스오피스 주름 잡은 신과 함께·1987·강철비
부산영상위원회, 촬영 인센티브 사업에 선정
촬영지·제작비 등 지원 받아

우상·일랑 등 지원작 네 편, 하반기 개봉 앞두고 제작



[ 김태현 기자 ] 부산영상위원회가 제작을 지원한 영화 세 편이 연초 나란히 박스오피스 1, 2, 3위를 달리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흥행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영화 주요 장면에 등장하는 부산 곳곳이 누리꾼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신과 함께-죄와 벌’, ‘1987’, ‘강철비’가 지난 연말에 이어 1월 초 박스오피스 1, 2, 3위를 달리고 있다고 4일 발표했다. ‘신과 함께-죄와 벌’은 개봉 15일 만인 이날 0시10분 누적관객수 1000만198명을 기록해 올해 첫 1000만 영화 탄생을 알렸다. ‘강철비’는 누적관객수 420만5312명을 기록하며 2위, ‘1987’은 286만6116명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부산이 흥행 영화에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부산영상위가 부산에서 15회차 촬영한 작품에 숙소와 유류비, 식비 등 제작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영화(드라마) 촬영 인센티브 지원 사업’이 정착하면서 영화 촬영팀의 부산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영화 출연자 헌팅에서부터 촬영, 숙박 알선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되고 있는 데다 지난해 말 영상산업센터가 세워지면서 영화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영화산업도시 부산의 브랜드가 높아진 것도 이유다.

중앙동 등 구도심의 옛 도시 이미지와 해운대 센텀시티 등으로 대변되는 최첨단 이미지가 공존하고 산과 강, 바다 등 다양한 지리적 입지가 다른 지역에 비해 탁월하다는 점도 한몫한다. 모든 장르와 시대 표현이 한 지역에서 소화 가능한 점이 촬영 횟수를 늘리고 있다.

‘신과 함께-죄와 벌’은 2016년 부산·경남 민영방송 KNN, 명지동 건설현장, 기장소방서, 옛 해사고등학교 등에서 촬영했다. 부산영상위 2016 영화(드라마) 제작진 숙소와 제작현장 지원을 받았다. 부산촬영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는다. 부산시와 롯데엔터테인먼트, 부산은행이 결성한 부산-롯데 창조영화펀드 투자를 받았다.

‘1987’은 부산영상위의 2017 프리프로덕션스카우팅 지원을 받았다. 김정남(설경구 분)을 쫓는 형사들의 첫 추격신이 벌어지는 사찰은 해운정사, 신길동 대공분실은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외부), 신문사는 옛 해사고 해기관 1층에서 촬영했다. 동래별장, 동구의 정란각, 사상꼬리집 등지에서도 장면을 찍었다.

‘강철비’는 부산영상위의 2017 제작현장 연계 워크숍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96일간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를 빌려 촬영했다.

이 같은 ‘부산발 영화’의 흥행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위원회는 전망했다. 할리우드 대작 ‘블랙팬서’와 ‘퍼시픽 림:업라이징’, ‘염력’(연상호 감독, 류승룡·심은경 주연), ‘1급 기밀’(홍기선 감독, 김상경·김옥빈 주연) 등 부산영상위가 지원한 작품이 잇따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상’(이수진 감독), ‘일랑’(김지운 감독) 등 네 편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이승의 부산영상위 영상제작지원팀장은 “부산은 전 지역이 영화세트장이라 할 만큼 각광받는 장소가 많다”며 “경찰과 일선 구청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 부산시민의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린 마음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은 도시 곳곳의 모습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명성에다 영화산업도시, 영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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