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훈련 연기 → 북한 도발 중단 → 북·미 대화로 이어질까

입력 2018-01-0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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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운전자론' 시동?

남북회담 등 급물살 타자
북·미 대화 성사여부 관심

매티스 "큰 의미 부여 않는다"
미국은 여전히 신중모드



[ 조미현 기자 ] 북한이 오는 9일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우리 정부 제안을 전격 받아들이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운전대를 잡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 대화 이후 북·미 간 대화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미리 (가능성을) 상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남북 간 대화가 북한과 미국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대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남북 대화 재개와 한·미 연합훈련 연기 조치에 북한이 도발 중단으로 화답하고 그 결과로 북·미 대화가 성사되는 흐름이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구실로 남북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선 것은 궁극적으로 미국과 대화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전날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직후 백악관은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지속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관련 발언 자체가 없었다”며 “백악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이행하자는 양국 정상의 발언을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미 정상의 전화통화 이후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남북 대화와 관련, “국제사회의 큰 압박이 있었기 때문인 것은 명확하다”며 “상냥한 이슈들을 조심스럽게 꺼내면서 대화를 시작하는 게 북한의 방식인데 그것이 진짜 화해의 손짓인지 그저 하나의 책략인지 모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남북 대화는 올림픽과 몇몇 국내 이슈로 제한될 것이며 그 이상 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초점이 올림픽이었다는 것 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번 남북회담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북한에 대한 경계감을 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향후 남북 대화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과 비핵화 약속을 어느 수준으로 이끌어내는지에 따라 문 대통령이 강조한 ‘한반도 운전자론’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다.

매티스 장관은 전날 양국이 연기하기로 약속한 한·미 연합훈련을 오는 3월9~18일로 예정된 평창 패럴림픽 이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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