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 찾아 한국 온 입양인의 '슬픈 고독사'

입력 2018-01-07 17:59  

5년간 수소문했으나 결국 실패
김해 고시텔서 숨진 채 발견
평소 "한국땅 묻히겠다" 말해
양어머니와 연락… 장례 협의중



[ 장현주 기자 ] 5년간 친부모를 찾다 국내의 한 고시텔에서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은 노르웨이 국적 입양인 얀 소르코크 씨(45·한국 이름 채성우)의 장례가 조만간 치러질 전망이다.

경남 김해경찰서는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으로부터 소르코크 씨의 양어머니를 찾았고 장례 절차를 협의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7일 밝혔다. 유족이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면 ‘무연고자’로 화장 처리될 수 있었지만 소르코크 씨가 한국에 온 뒤 연락이 두절됐던 노르웨이 양어머니와 연락이 닿으면서 다행히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소르코크 씨는 여덟 살인 1980년 국내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노르웨이로 입양됐다. 노르웨이에서 청소년 배구팀 감독 등을 지내던 그는 2013년 친부모를 찾겠다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을 떠난 지 33년 만이었다.

이후 소르코크 씨는 자신이 입양 전 생활한 보육원이 있는 경남 김해와 서울을 오가며 친부모 행적을 수소문했다. 하지만 실마리를 찾는 데 실패했다. 입양 당시 소르코크 씨의 보호자가 보육원 원장으로 기재돼 친부모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소르코크 씨는 술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우울증까지 겹치며 소르코크 씨의 건강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소르코크 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0시50분께 자신이 머물던 김해시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없었고 부검 결과 타살 혐의도 없었다. 경찰은 발견 10여 일 전 사망했으며 사인은 과도한 음주로 인한 간경화와 당뇨합병증으로 추정했다.

노르웨이에 있는 소르코크 씨 유족은 시신을 인도받은 뒤 장례를 어디에서 치를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르웨이 대사관과 소르코크 씨 양어머니가 협의 중이어서 곧 장례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소르코크 씨가 무연고자로 처리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소르코크 씨는 평소 주변 지인들에게 “죽으면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신은 김해의 한 병원에 안치돼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된 사람은 입양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5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6만7710명이다.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해외 입양인도 늘었다. 해외 입양인의 입양정보 공개청구 건수는 2012년 258건에서 지난해 1900여 건으로 급증했다.

인터넷 공간에선 소르코크 씨의 죽음을 알린 기사에 추모 댓글이 수천 개 넘게 달렸다. 한 네티즌(네이버 아이디 alib****)은 “조국과 부모를 그리워하던 마음. 그리고 그 외로움. 다 놓고 편히 가시길”이라고 썼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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