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이 날아온다. 철새의 항로는 날개에 붙어 있다. 풀밭 한쪽을 채운 새의 주검, 순하고 가물가물한 깃털이 흩날린다. 옳음과 그름 따윈 없다. 이유도 원인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사랑하고 투쟁하는 데 쓰였을 부리만이 반짝인다. 꽁지 깃털 하나는 죽어 없어질 때까지 수직을 지워나가는 걸까? 여기 한 시인은 새의 죽음이 날개와 평형을 이룬다고 말한다. 살아 있는 새가 날아도 공중을 넘치지 않는 일월, 그만큼 공중은 빈 몸들이 있어 자유로운 것이다.
이소연 < 시인(2013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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