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예방할 듯
[ 조미현 기자 ]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사진)이 8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칼둔 청장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초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해 무함마드 왕세제를 예방했을 때 배석한 인물이다. 한국이 2009년 수주한 원전 사업의 발주처 UAE원자력공사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칼둔 청장은 이날 전용기 편으로 국내 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UAE 인사 방문과 관련해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칼둔 청장 방한 기간에 임 실장과 면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칼둔 청장이 무함마드 왕세제의 친서를 가져오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칼둔 청장 방한으로 임 실장의 UAE 행을 둘러싼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 실장은 지난달 9일부터 2박4일간 일정으로 UAE와 레바논을 방문했다. 이후 국내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각종 의혹이 제기돼 왔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UAE와의 관계가 나빠져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이 특사 방문했다는 설이 나왔다. 또 현지 파병 중인 아크부대 규모를 축소하거나 이명박 정부 당시 체결한 군사 협력 양해각서(MOU)를 수정하려다가 UAE가 반발해 임 실장이 급히 특사 방문한 것이라는 추측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청와대가 임 실장의 UAE 특사 파견 목적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말을 바꾸면서 의혹은 확산됐다. 청와대는 처음엔 임 실장의 중동 특사 방문이 아크·동명부대 등 현지에 파견된 우리 군을 격려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후 야당에서 UAE 원전 문제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자 “양국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말을 바꿨다. 청와대는 이후 “박근혜 정부 중반 이후 소원해진 양국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언론의 잇단 보도가 국익을 해친다. UAE와의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든다”며 언론 탓을 하기도 했다. 당사자인 임 실장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칼둔 청장이 방한하면 이 같은 논란이 봉합될 가능성이 높다.
칼둔 청장은 8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예방은 정 의장이 지난해 4월 UAE를 방문, 무함마드 왕세제와 면담한 것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외교·국방분야 정부 인사와 산업계 고위 관계자들의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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