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집] 반포주공1단지 '잃어버린 땅' 소송전 치닫는다

입력 2018-01-09 10:32   수정 2018-01-09 10:33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장에서 소송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단지 한복판의 ‘잃어버린 땅’ 2만 3140㎡를 놓고서다. 반포주공 1단지는 1·2·4주구와 3주구로 나뉘어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두 조합은 단지 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명의 부지에 대해 각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최근 변호사 선정 제한경쟁입찰 공고를 냈다. LH 명의 부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업무 일체를 담당할 변호사를 찾기 위해서다. 입찰참가 자격은 한경비즈니스가 2016년 선정한 법무법인 상위 5위 안에 드는 업체다. 1·2·4주구 재건축 조합도 LH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4주구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에 조합이 당사자 자격으로 LH와 소송을 할 수 있다”며 “관리처분인가 이전에는 최초 소유자와 순차 소유자 등을 따져 단지 소유자 전원이 소송에 참가해야만 하므로 사실상 소송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반포주공 1단지 내 LH 부지에는 단지 관리사무소, 노인정, 테니스 코트 등 공용 시설이 들어서 있다. 아파트가 분양된 1973년 주민에게 분할 등기를 하지 않아 지금까지 법적으로 LH에 소유권이 있다. 주민들도 당시에는 재건축 대지지분 등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 등기 이전을 요구하지 않았다.

반포주공 1단지 조합은 2000년 LH에 토지 반환을 요구했다. 2002년 토지를 입주자 공동재산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입주민들이 등기를 거부했다. 등록세가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공용시설 부지의 예상가는 지난해 기준 7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H 명의 부지를 놓고 각 주구 조합원끼리도 잡음이 나고 있다. 1·2·4주구 재건축 조합원 일부는 관리처분계획 무효 소송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LH 부지가 조합원 가구별 종전 자산 평가액에 충분히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 평형을 소유한 조합원 일부는 조합이 LH 부지 소유권을 가지게 될 경우를 전제로 LH 부지 대지지분을 조합원에 배정해 감정평가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합은 이미 LH 부지 매입을 전제로 종전자산 평가를 마쳤고, 가구별 분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송이 벌어지더라도 각 조합 재건축 사업에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1·2·4주구 조합 관계자는 “이미 20년 이상 토지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LH의 토지사용허가 승인이 없어도 착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소유권에 관해서는 최종적으로 법원 판단이 필요한 부분" 이라고 밝혔다.

반포주공 1·2·4주구는 기존 지상 5층 2,090가구를 헐고 최고 35층 5,748가구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72㎡ 단일 평형 1,490가구로 구성된 3주구는 재건축 후 지상 35층 2,091가구로 변신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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