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원인 파악 지연 의아스럽다"
[ 박상용 기자 ] 서울 최초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 정전으로 멈춰선 사고가 난 지 보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명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우이신설선 운영사인 우이신설경전철은 한국항공철도사고조사협회에 위탁해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우이신설 경전철은 지난달 25일 오전 6시20분께 솔샘역과 북한산보국문역 사이를 지나다 멈춰섰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하루 동안 노선 운행이 전면 중단돼 이용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 직후 열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차선이 손상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정작 훼손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조사 결과는 일러야 이달 말께 나온다는 게 우이신설경전철 측 설명이다. 김대일 우이신설경전철 기술본부장은 “철도 사고 조사는 보통 6개월이 걸린다”며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해 조사협회 측에 한 달 안에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조사 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 사고는 철도업계에서 인정하는 ‘4대 중대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4대 사고는 항공·철도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있는 열차의 충돌·탈선, 화재로 인한 운행 중단, 사상자 3명 이상 발생, 5000만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난 사고를 뜻한다. 이런 사고가 나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다. 이때 조사 기간은 빠르면 2~3개월, 통상적으로는 6개월이 걸린다.
우이신설선 사고는 4대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운영사가 자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조사를 하지 않고 외부 위탁을 맡겼을 것”이라면서도 “설계 문제인지, 운영이나 점검 문제인지 운영사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의아스럽다”고 했다.
사고 원인이 불분명한 가운데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용객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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