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장관은 10일 세종시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소득 상위 10%에 아동수당을 안 주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면서 "아직 법이 안 만들어진 만큼 도입 초기부터 다 줄 수 있도록 다시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학계와 국민 여론이 다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데다 야당 의원들도 지급대상에서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2월까지 법을 통과시키는 게 목표인데 그때 지급대상을 확대하면 된다"며 "대상자 결정은 예산 문제가 남아있지만 여야가 동의만 해주면 되기 때문에 국회에서 잘 판단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국회를 설득해 소득조사를 벌이지 않고 아동수당을 보편적으로 지급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아동수당법이 최종 어떻게 통과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동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이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0∼5세 자녀가 있는 모든 가구에 월 10만원을 지급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여야 예산안 협상에서 소득 상위 10% 가구는 지급대상에서 제외됐고 시행 시기는 9월로 미뤄졌다.
그러자 아동수당을 약속대로 보편적 복지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청원이 쇄도했고 상위 10%를 가려내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행정력에 대한 비난도 나왔다.
박 장관은 비급여 의료항목을 대거 급여화하는 내용의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서는 "3800여개의 비급여 항목을 심의할 의료보장심의관을 2월에 신설하고 아래에 2개의 과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비급여 진료항목을 단계별로 급여항목으로 전환하려면 심의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면서 "보장성 강화 대책을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문재인 케어에 반발하는 의료계의 수가 인상 요구에 대해선 "비급여를 급여화하면서 국민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역으로 급여화된 것 중 의료진이 보기에 수가가 낮은 것은 정상적으로 올려주는 게 기본 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상을 억지로 할 생각은 없고 의료계에서 비논리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정부가 진정성 갖고 협상에 임하고 있어 과거보다는 수가 조정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라 건강보험료가 예상 밖으로 인상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10년간 보험료 평균 인상률인 3%를 유지하고 건강보험 적립금을 쓰면 30조6000억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현재까지 계산이며 무리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도 건보료 인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해본 바가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더불어 민주당의 대선 복지 공약을 만들고 복지부 장관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용익 전 의원이 산하기관인 건강보험공단 수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는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면서 "선생님으로 부르며 존경하지만 안건에 대해 옳지 않게 이야기하면 단칼에 쳐내고 좋은 말씀을 하면 수긍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일자리 관련 공약이지만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는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전에 하면 선거에 이용될 수 있어 조용히 있다가 오해 없을 때, 진정성 담을 수 있을 때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 전달 전달체계 정비와 종사자 처우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용을 다듬어서 추진키로 했다"면서 "명칭은 사회서비스원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회서비스공단 공약은 17개 광역자치단체에 공단을 설립해 처우가 열악한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을 직접 고용하고 사회서비스를 국가가 직접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올해 설립이 목표였지만 구체적인 법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제정안은 기관 이름을 '사회서비스진흥원'으로 하고, 진흥원이 신규 국공립시설이나 민간과 위탁계약이 만료된 국공립시설부터 운영하게 하되 어린이집 반발 등을 고려해 시설 흡수 범위는 광역지자체장의 재량에 맡기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장관은 "기초연금이 인상되고 아동수당이 지급되면 차상위계층과 빈곤선 가까이 있는 분들이 수급 대상에서 탈락하거나 기초생계급여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소득·의료 보장의 연도별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가는 과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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