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되나…"규제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폭주

입력 2018-01-11 14:01   수정 2018-01-11 14:02

비트코인, 빗썸에서 1800만원선 무너져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불안감이 시장 덮쳐
박상기 법무부 장관 "거래소 폐쇄 목표"
"규제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폭주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팔 비틀기'에 이어 거래소 폐쇄를 공언하면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가상화폐 규제를 반대하는 국민 청원은 4만명을 돌파했다. 비트코인 버블 붕괴에 내기를 건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청원에도 2만명이 참여해 정부와 투자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1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0분 현재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내의 모든 가상화폐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21% 떨어진 1799만5000원에, 리플은 22% 급락한 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24%)과 비트코인 캐시(-12%), 라이트코인(-18%) 등도 큰 폭의 내림세를 그리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폐쇄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을 덮쳤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이날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와 관련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커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는 가상화폐 투기 광풍을 막기 위해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왔다.

박 장관은 "법무부는 처음부터 (가상화폐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관련 부처에 그런 시각을 계속 전달했다"며 "현재 법무부의 입장 방향으로 (정부 차원에서) 부처 간 이견이 없어 특별법 제정 방안이 잡혔고 시행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 폐쇄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관련 부처와 합동으로 중간에 여러 대책을 마련해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에 가상화폐 가격 폭락은 물론이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거래소 폐지를 규탄하는 내용의 청원이 폭주하면서 서버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지난달 28일 등록된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께 2만7000여명이 동의를 표했지만, 법무부의 거래소 폐쇄 발언 이후 참여자가 4만명으로 급증했다.

청원에 동의한 참여자들은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라며 "지나친 국가 개입에 서민들이 죽고 있다"고 분노를 표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청원도 2만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최 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금감원 출입기자 송년회에서 "가상화폐는 결국 거품이 빠질 것"이라며 "내기를 해도 좋다"고 발언했다. 금융감독기관의 수장으로서 최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옳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전날 국세청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코인원은 도박 개장 등의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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