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아니라지만…재건축 연한 30년→40년 된다면

입력 2018-01-11 14:59   수정 2018-01-19 19:42


서울 강남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재건축 연한을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일단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보유세 인상이 결정되는 과정에서도 정부가 여러 차례 말을 바꿔서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연한을 과거대로 늘릴 경우 일시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심각한 새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을 초래할 집값 불안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88년 지은 아파트 재건축 올해→2022년

현행 재건축 연한은 30년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은 준공 후 20년 이상~30년 이하의 건축물을 노후불량건축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건축물은 무조건 재건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집값이 과열되고 있는 서울 강남 등을 겨냥해 재건축 연한을 늘린다면 박근혜정부에서 개정한 도정법의 ‘30년 이하’ 문구를 없애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지금보다 10년 늘어난 최대 40년 상한 내에서 지자체별로 다른 기준을 둘 수 있다. 서울시는 2015년 조례 개정 전까지 최대 40년 기준을 적용했다. 1986년에 지은 5층 이상 건축물의 재건축 연한을 30년으로 두고 준공시점이 1년 늘어날 때마다 연한도 2년씩 늘리는 방식이다.

즉각 서울시 조례가 과거대로 환원한다고 가정할 경우 안전진단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예컨대 지난해 재건축 연한 30년을 이미 채운 1987년 준공 아파트 가운데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단지의 연한은 32년으로 늘어나 내년에야 재건축에 시동을 걸 수 있게 된다.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0단지의 경우 최근에서야 안전진단 논의를 하고 있다.

올해로 재건축 연한을 맞은 1988년 준공 단지들도 재건축을 미뤄야 한다. 4년 뒤인 2022년에나 재건축이 가능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올해 준공 30년차에 접어드는 아파트는 67개 단지, 7만3000여 가구다. 서초동 삼풍아파트를 비롯해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올림픽선수기자촌,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1~13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상계동 주공 대부분 단지도 포함된다.

서초동 현대아파트를 비롯해 문정동 시영아파트 등 1989년 준공 단지들의 경우엔 준공 36년차가 되는 2025년 재건축이 가능하다. 1990년 지은 대치동 선경3차를 비롯해 개포동 우성9차, 신정동 유원목동아파트 등은 재건축 가능 시점이 기존 2020년에서 2028년으로 멀어진다. 1991년 준공 단지부터는 연한 40년이 적용된다.

구만수 국토도시계획 기술사사무소 대표는 “연한이 예전대로 늘어난다면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전에 선(先)진입했던 투자자들이 물을 먹는 셈”이라면서 “단기적으론 집값 안정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각한 공급부족 초래” 지적도

재건축 연한 확대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9일 “아직까지 재건축 연한 확대는 검토한 바 없다”면서 “우선 지난해 재건축과 관련해 취한 조치들이 제대로 집행되는지부터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에 투기적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를 대응하는 차원에서 추가 대책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유세 개편 논의 과정에서 정부 부처간 손발이 맞지 않았던 것을 연상시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을 중심으로 치솟는 집값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재건축 연한 확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억제를 위한 재건축 연한 확대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에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한 규제까지 중첩되면 재건축 사업이 더 위축될 게 뻔하다. 가뜩이나 양질의 공급이 부족한 데 신규 공급을 더 줄어들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위가 센 대책이지만 중장기적으론 아파트 가격을 더욱 오르게 하는 미봉책에 그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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