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1위' 멜론, 가입자 쏠림 현상 … 드라마 제작 新사업으로 외연 확장

입력 2018-01-11 16:53   수정 2018-01-11 17:55

로엔 강점 분석
김성환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원



로엔은 국내 대표 디지털음원플랫폼 멜론(Melon)과 음반 투자/유통, 매니지먼트, 영상 제작 비즈니스를 갖춘 종합 콘텐츠 기업이다. 업종 특성상 △유료가입자당 평균 매출(P)과 △유료가입자 수(Q)라는 두 가지 요소의 증감에 따라 매출이 결정된다. 지난해는 전년도 가격 인상으로 두 가지 모두 고무적으로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2018년에도 가입자 증가 추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가격 인상 효과가 힘을 보태며 매출 신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최근 구체화되는 카카오와의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는 글로벌 증시 관점에서도 로엔이 주목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스포티파이(Spotify)와 텐센트뮤직(Tencent Music) 같은 해외 스트리밍업체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시너지 본격화 기대

로엔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중순 카카오 출신인 박성훈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 이후 최초로 10만원대를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카카오와의 협업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며, 카카오톡과 제휴 및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엔은 최근 사명을 카카오M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 본업과 신사업 두 가지 면에서 카카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첫째, 약 5000만 명이 쓰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로엔의 음원서비스 플랫폼인 멜론 앱 연동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약 450만 명인 멜론 유료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멜론의 유료가입자는 10대에서 30대 위주로 성장해온 것으로 분석되는데 카카오톡을 통한 맞춤형 프로모션 등을 통해 음원스트리밍 시장에서의 비주류 연령대를 공략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카카오톡과의 연동은 멜론의 유료가입자 수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내 스트리밍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음원스트리밍 산업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음악의 소유에서 소비’로 트렌드 변화에 힘입어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10여 년 남짓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MP3와 같은 다운로드 서비스나 CD 앨범과 같은 매체를 제치고 세계적으로 음악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에 맞춰 국내 약 8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유료가입자 시장의 파이 또한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드라마 제작 신사업 개시에 따른 외연 확장이 기대된다. 올해에는 2017년 인수한 자회사 메가몬스터를 통해 자체 제작한 드라마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내 방송국 드라마 편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로엔은 단순 음원 콘텐츠 공급·유통에서 한 발 나아가 영상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 콘텐츠 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성 측면에서 드라마 콘텐츠로의 확장은 긍정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변화하는 미디어 플랫폼 속에서 차별적인 콘텐츠의 수요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이 가운데 플랫폼 트래픽을 확보하는 데 용이한 드라마 콘텐츠 수요는 필연적이다. 경쟁 측면에서도 국내 연간 2편 이상의 제작 역량이 있는 스튜디오 수가 한정돼 있어 메가몬스터와 같은 신규 사업자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료가입자 증가…1위 쏠림 가속화

로엔의 지난해 연간 유료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로엔의 유료가입자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플랫폼 간의 유료가입자 경쟁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이후 한 차례 프로모션 드라이브를 걸었던 후발주자들이 수익성 개선에 치중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2016년 말 이후로 로엔 주가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가격 인상 및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인한 기존 가입자 이탈 여부였다. 하지만 로엔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활용 등을 통해 기존 가입자의 가격 인상 동의안을 원만하게 이끌어냈고, 경쟁사의 프로모션 강도가 줄면서 로엔은 지속적인 유료가입자 순증을 이뤄냈다.

18%에 달하는 로엔의 영업이익률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음원스트리밍 업체 중 가장 높다. 글로벌 업체인 스포티파이의 경우 6000만 명의 유료가입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업적자 또는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기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 경쟁사들이 로엔을 상대로 추가적인 프로모션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멜론으로의 가입자 쏠림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 차별적인 서비스 공급을 하기 쉽지 않은 온라인업 특성상 상위 업체로의 쏠림현상은 필연적이다. 글로벌 음원스트리밍 시장에서도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Apple Music)이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태다.

일부 투자자는 가격인상 효과가 1회에 걸쳐 끝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로엔의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크레디트스위스는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잔여 가격인상 효과로 인해 유료가입자 평균매출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격 인상은 1회에 그치지만 소비자별 인상시기 차이, 멜론의 프로모션 상품 등장으로 인해 로엔의 가격인상 효과는 지난해 내내 지속됐고, 올해에도 점진적인 상승 효과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ray.

kim@credit-suis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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