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자신의 후계자 후보를 두 사람으로 압축했다.
버핏 회장은 10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그레고리 아벨(56)을 비보험부문 부회장, 아지트 자인(67)을 보험부문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며 “나는 여전히 동업자인 찰리 멍거와 함께 회사의 중요한 판단을 하고 있지만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이번 인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벅셔에너지컴퍼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아벨은 에너지부문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셔널인뎀니티컴퍼니 수석부사장을 지낸 자인은 1986년 벅셔해서웨이에 입사해 당시 초창기 단계였던 보험 사업을 그룹 주력 사업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올해 88세인 버핏 회장의 후계 문제는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주요 관심사다. 사라 디윗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9월 “벅셔해서웨이의 최대 강점은 버핏 회장이지만 투자자들은 그가 더 이상 회사 경영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며 “그가 사임하면 벅셔해서웨이 주식은 상당 기간 매도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핏 회장은 2009년에 “내가 죽으면 누가 뒤를 이을지 이사회가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번엔 “부회장 승진 발표는 내 건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버핏 회장이 후계자 후보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지난해 5월 회사 연례 주주총회 때만 해도 그는 후계자에 대해 언급하는 대신 “낮은 보수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을 원한다”는 답을 내놨다. 세계 3대 부호인 버핏 회장은 2016년 48만7881달러(약 5억2200만원)를 받았다. 미국 100대 기업 CEO 중 최저 연봉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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