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정부가 특별대책을 통해 발표한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도입을 위한 시스템은 이미 개발됐지만 가상화폐 거래가 이처럼 사회문제화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특별대책을 통해 가상화폐 취급업자에 대한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실명확인에 입각한 가상계좌마저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3개 거래소(빗썸, 코빗, 이야랩스)에 10일 공문을 보내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정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특히 15일을 기해 기존 가상계좌로 입금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기존 가상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출금은 허용한다. 출금은 허용하되 입금을 중단하면 기존 가상계좌 거래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와 가상계좌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과 거래하는 3개 거래소(빗썸, 코빗, 이야랩스)는 법인계좌 밑에 다수 개인의 거래를 담는 일명 '벌집계좌'로 방향을 전환하거나,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적용하는 가상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은행으로 옮겨야 한다.
농협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들도 유사한 수준의 조치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 먼저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입금 금지 조치를 검토 중이다.
여타 시중은행이 동참할 경우 가상화폐 거래가 상당 부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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