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 우려 여전…29% '뚝'
[ 홍윤정 기자 ] 실적 악화로 사면초가에 몰린 행남자기가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채권자들이 잇달아 파산 신청을 하자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행남자기는 12일 코스닥시장에서 108원(29.11%) 하락한 263원에 장을 마쳤다. 이 회사는 이날 장이 열리기 직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0 대 1 비율의 무상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감자가 확정되면 발행 주식 수는 1억1386만3050주에서 1138만6305주로 줄어든다.
증권업계에서는 지속된 실적 악화로 동요하는 투자자를 붙잡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하고 있다. 행남자기는 전날 시장에 나돈 채권자의 파산 신청설 확인 과정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엔트네이처팜으로부터 파산신청서 접수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파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거래 정지를 풀었다.
행남자기는 지난해 9월에도 채권자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파산 신청이 기각된 뒤 11월3일 거래가 재개됐지만 지난 10일까지 주가가 36.58% 빠졌다.
행남자기는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이 회사의 자본잠식률은 23.30%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다. 4분기 실적이 악화돼 자본잠식률이 50%까지 높아졌다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두 해 연속 자본잠식 50%를 넘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다만 무상감자에 따라 자본금이 종전의 10분의 1 수준인 57억원으로 줄어들면 자본잠식을 완전히 해소하게 된다.
무상감자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적 악화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행남자기 창업자 일가는 잇따른 사업 부진 탓에 2015년 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몇 차례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행남자기는 작년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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