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단순 상황 파악에 불과"
'리틀 윤석열' 별칭 윤대진 차장
우병우 잡으려 법정서 이례적 증언
신경전 펼치며 눈도 안 마주쳐
엇갈린 진술로 '진실 공방' 벌여
[ 신연수 기자 ] ‘리틀 윤석열’이라는 별칭이 붙은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55·사법연수원 25기)가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 법정에 증인으로 섰다. 검사의 법정 증언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윤 차장이 소속된 서울중앙지검 후배 검사들이 기소한 재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위세가 등등한 서울중앙지검에서 실세로 불리는 윤 차장이 재판정에 등장한 이유도 기구하다. 과거 동료로 일하며 친분을 쌓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2·19기)을 잡기 위해서다.
2014년 광주지검 형사2부장으로 세월호 수사를 맡아 인천 해경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윤 차장은 우 전 수석으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세월호 사고 당시 해경 상황실 경비전화 녹음파일을 압수수색하러 간 2014년 6월5일의 일이다. 우 전 수석이 전화를 걸어와 “청와대 안보실과 통화한 내역도 저장돼 있어 국가 보안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꼭 압수해야 하느냐”며 “안 하면 안 되냐”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은 윤 차장 증언을 바로 반박했다. 우 전 수석 측은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명시적으로 말한 사실이 없다”며 “영장에 기재된 압수 대상 범위를 두고 해경과 검찰 간 이견이 있다기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화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대의 두 검사가 법정에서 어긋나는 진술로 진실 공방을 벌인 셈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세월호 수사 훨씬 전부터 이어져왔다.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과, 그 10년 뒤 ‘저축은행 비리 수사’에서부터 호흡을 맞췄다. 둘다 ‘특수통’으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문재인 정부 들어 행보가 엇갈렸다. 윤 차장은 작년 7월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영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실세로 불린 우 전 수석은 작년 12월 ‘국정농단 방조’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법정에서 피고인-증인 신분으로 재회한 두 사람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우 전 수석은 법정에 들어서면서 윤 차장 쪽을 한 번 쳐다봤지만 서로 눈을 마주치진 않았다. 윤 차장은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이 2016년 12월 국정농단 청문회 때 우 전 수석 답변에 대한 생각을 묻자 “내가 겪은 사실에 대해서만 물어라. 내 평가나 판단을 묻지 말고”라며 언성을 높였다. 윤 차장은 이날 증인신문이 끝나고 방청석에 앉아 있다가 재판이 끝나자 검사들과 함께 퇴장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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