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64만주 매도
"블록딜 상대 구하지 못한 듯"
[ 하헌형 기자 ] 미국 온라인 결제 대행업체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벤처캐피털업계 거물로 꼽히는 피터 티엘 팰런티어테크놀로지 회장(사진)이 보유 중인 반도체 장비 기업 한미반도체 주식을 잇달아 매각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엘 회장이 출자한 티엘크레센도인베스트먼트와 씨이피세미콘홀딩스는 지난해 12월22일 이후 지난 8일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한미반도체 주식 64만7189주를 주당 1만1800~1만2000원에 장내 매도했다. 두 회사의 한미반도체 지분율은 종전 9.83%에서 8.81%로 낮아졌다.
티엘크레센도와 씨이피세미콘은 2016년 7월 한미반도체가 375억원 규모로 발행한 교환사채(EB)를 전량 매입했다. 이 EB는 한미반도체 자기주식을 주당 6000원(당초 1만5000원이었으나 하향 조정됨)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19일 EB 보유 물량의 절반인 187억5000만원어치를 보통주 312만5000주로 교환했다. 이 중 20%가 넘는 64만여 주를 최근 한 달간 장내 매도해 100%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거뒀다.
증권업계에서는 10%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주가에 악재인 장내 매도를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통상 시간외 대량 매매인 블록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반도체 주가는 지난해 12월22일 이후 4%가량 떨어졌다.
한미반도체는 티엘 회장 측이 지난해 EB에 투자하면서 차입한 자금 일부를 상환하기 위해 일부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블록딜 상대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추가 장내 매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엘 회장은 2004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처음으로 이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로 유명하다. 또 맥스 레브친과 공동으로 페이팔을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뒤 거액에 매각하기도 했다. 그는 2013년에도 한미반도체 주식과 EB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6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