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보안을 비롯해 운영시스템에서 커진 덩치 못지않은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세계 항공·관광업계가 새 터미널을 주시할 것이다. 1분마다 항공기가 이·착륙 하는 대한민국의 관문이면서 수출 항공화물의 99%를 담당하는 인천공항의 비중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관광공사 등 유관 기관도 개선된 공항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단계 높은 ‘관광한국 프로그램’을 내놔야 할 것이다.
정부가 특히 신경 써야 할 게 있다. 첨단공항이라는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산업의 혁신생태계 조성에 적극 활용하는 일이다. 공항 확장만으로도 촉매제는 되겠지만, 사람이 드나들고 물류가 집중되는 공항과 그 배후 지역은 혁신 거점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노무현 정부 때 발표된 ‘동북아 경제중심 정책’의 물류기지 개발전략 등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면서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영종도와 인근 송도 등 바다를 메꾼 ‘신(新)국토’까지 수도권 규제에 묶인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가 SOC 투자에 나서는 것은 사업 그 자체의 경기진작 효과 못지않게 중·장기적 파급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부터 2021년까지 SOC 예산을 연평균 7.5%씩 줄이겠다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은 걱정스럽다. SOC 투자까지 막는 복지체계가 타당한지 더 깊은 공론이 필요하다. 급팽창하는 복지예산의 이면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인천공항은 국가적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보게 한다. 경부고속도로와 고속철도 시작 당시에는 비과학적 반대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런 인프라 없이 ‘소득 3만달러, 무역 1조달러’는 상상도 어렵다. 국가적 인프라 투자를 소홀히 하면 일자리 만들기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진다. 새 인천공항과 배후 일대가 미래 한국 혁신생태계의 한 축이 되면서 물류와 신산업의 클러스터로 성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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