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콘덴서공업, 삼화전자공업, 삼화전기로 구성된 삼화콘덴서그룹이 삼화전자의 깊어지는 부실로 고민하고 있다. 삼화콘덴서와 삼화전기가 전기자동차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기업가치가 뛰고 있지만 삼화전자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부실이 그룹 계열사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계열사에 손벌리는 삼화전자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화전자는 이달 19일에 22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이다. 이 회사는 1975년 출범해 유해 전자파를 막아 자동차 전장부품 등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 ‘페라이트 코어’를 생산 중이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오영주 삼화콘덴서그룹 회장으로 지분 22.12%를 보유하고 있다. 오 회장은 물론 삼화콘덴서(지분 5.16%)와 삼화콘덴서 태국법인(7.22%) 등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은 49.6%에 이른다.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9월 말 부채비율이 953.0%로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어서다. 중국 업체들과의 폐라이트 코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가 이어진 결과다. 삼화전자는 2013~2016년 연속으로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도 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 부채비율은 165.9%(지난해 9월 말 재무제표 기준)로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화전자는 그동안 계열사 지원을 토대로 영업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2015년에는 삼화콘덴서 태국법인을 대상으로 10억원의 유상증자를 했다. 이달 진행할 유상증자도 삼화콘덴서로부터 30억원을 출자 받을 예정이다. 삼화콘덴서는 이번 유상증자로 삼화전자 보유 지분을 5.16%에서 9.72%로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사업으로 재개하나
삼화콘덴서그룹은 오동선 명예회장은 1956년 창업해 설립했다. 그룹은 50여년 동안 에너지 저장장치인 축전기를 생산했고 서울저축은행을 계열사로 거느리기도 했다. 2010년 경영 여건이 나빠진 서울저축은행(현재 파산)을 웅진그룹에 매각하고 현재는 축전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 명예회장의 아들인 오영주 회장이 현재 회사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오 회장은 삼화콘덴서 지분 16.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삼화전자(보유 지분 22.1%)와 삼화전기(20.51%) 경영권도 쥐고 있다.
삼화콘덴서와 삼화전기 실적은 전기차 사업을 토대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화콘덴서는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매출 1466억원, 영업익 168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9%, 영업익은 136.8% 증가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이 뛰고 있어서다. 전기차 납품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삼화전기도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 1603억원, 영업익 82억원을 올렸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량 늘었다. 전기차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덕분이다. 전기차 관련주로 묶이는 삼화콘덴서와 삼화전기는 지난해 주가가 각각 302.3%, 229.7%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삼화전자 적자가 앞으로도 이어지면 자금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삼화콘덴서와 삼화전기 기업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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