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이것을 먼 곳에서 찾으려 한다(道在邇而求諸遠)’.
맹자의 이 말은 필자가 좋아하는 명언 중 하나다. 먼 곳에서 길을 찾는 것보다 현재의 직업과 일상적인 생활 주변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현명한 삶이라는 뜻이다. 맹자의 말처럼 진리는 가까운 데 있으며 삶의 기쁨도 보다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등산길의 즐거움을 누리기보다 정상 정복의 목표를 추구하며 애써 최고봉에만 도전하는 등산가처럼 노심초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지나친 이상 때문에 그들은 가정과 직장, 사회생활, 자연과의 만남 등 범사(凡事)에서 얻을 수 있는 온갖 재미와 즐거움을 너무나 많이 놓쳐 버리고 만다.
직업을 영어로 ‘콜링(calling)’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는 뜻의 소명(召命), 다시 말해서 천직(天職)과 같은 말이다. 자기 직업을 천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는 일 속에서 보람을 느끼며 산다. 사실 일에 열중하고 있노라면 몸과 마음에 일종의 리듬이 생겨 쾌적한 느낌을 맛볼 수 있다. 특정한 일을 끝마쳤을 때의 쾌감은 정복감과 함께 일이 주는 일련의 행복감 중에서도 절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이렇듯 행복감을 맛볼 수 있게 하는 일을 싫어하는 본능 같은 것이 있다. 게으름이 그것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이 게으름이란 탁류(濁流)는 마치 물이 낮은 데로 한없이 흐르게 마련인 것처럼 걷잡지 않으면 끝 가는 데를 알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는 일에서 맛볼 수 있는 행복감에 영영 참여하지 못하게 되고 만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불행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이 많은 사회는 불행한 사회요, 이런 사람이 많은 나라 역시 불행한 나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 일치하는 사람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두 가지 일을 병행하면서 해야만 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일에 일단 달라붙는 것이다. 처음 달라붙을 때는 싫고 신명이 나지 않으나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사이에 리듬이 생기고 비로소 행복감에 잠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직장생활이란 단순히 ‘일하는 것’을 넘어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기에 회사 일도 행복한 삶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일은 매일같이 하지만 월급날은 한 달에 한 번이니까.
장병우 <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bobjang1@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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