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베를린필홀 공연 세계 무대서 인정받겠다"

입력 2018-01-18 18:40   수정 2018-01-19 07:09

박영민 부천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 김희경 기자 ] “베를린필하모닉홀에서 오는 10월께 공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부천필하모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겁니다.”

박영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사진)는 18일 “베를린필하모닉홀에 초청받는 것은 국내 오케스트라 중 2015년 경기필하모닉에 이어 두 번째”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연주자들이 세계적 콩쿠르를 휩쓸며 이름을 알리고 있는 데 비해 한국 악단들은 그럴 만한 기회가 흔치 않은 게 사실이다. 박 감독은 “말러 연주 앨범을 꾸준히 내며 해외 클래식 관계자들에게 부천필을 알려왔는데 이런 노력이 통한 것 같다”며 “베를린 공연은 다른 나라 무대에 오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부천필은 국내에 ‘말러 열풍’을 본격 확산시킨 악단이다. 후기 낭만주의 대표 음악가인 말러 음악은 1990년대까지 국내에서 거의 연주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부천필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말러 교향곡 10곡을 완주했다. 2007년부터 6년간은 또 다른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인 브루크너의 교향곡 9곡을 모두 연주하는 대장정을 펼쳤다.

2015년부터 부천필을 이끌고 있는 박 감독은 지난해 임기 3년을 마쳤으며, 2020년까지 연임이 확정됐다. 그는 바그너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잇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5년엔 일본 가나자와에서 열린 ‘라 폴 주흐네’ 축제에 단원들과 함께 한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참가하기도 했다.

올해엔 30주년을 맞아 그동안 연주 활동을 결산하는 공연들을 마련했다. 오는 7월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말러가 바라본 베토벤’ 무대에선 부천필의 독특한 색채를 선보일 계획이다.

“베토벤이 한 세기 뒤인 말러 시대에 살았다면 더 좋은 악기와 연주 기법을 활용했을 것이라 가정하고 말러가 편곡을 했는데요. 원작을 훼손했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탁월한 관현악법을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작품은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과 ‘3번 영웅’이다. “정통 프로그램을 벗어나 신선한 시도를 하기 위해서 해외에선 이미 말러의 편곡 작품이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최초인데 색다른 편곡의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베스트 클래식 시리즈’에선 대중에게 잘 알려진 클래식 명곡들을 선보인다. 2월23일과 3월23일엔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9월1일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 브람스의 ‘교향곡 2번’,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등이 펼쳐진다. 박 감독은 “부천필하모닉의 연주를 즐겨들은 팬들을 집결시키는 축제 같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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