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투표하지 말라" 홍보했더니 투표율 높아졌다고?

입력 2018-01-18 19:12   수정 2018-01-19 06:26

거절당하지 않는 힘

이현우 지음 / 더난출판 / 272쪽 / 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미국 뉴욕대의 심리학자 제이 린은 대학 등록금 인상과 관련된 두 종류의 메시지를 가지고 실험했다. 첫 번째 메시지는 “여러분이 동의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이라는 표현을 통해 학생들의 저항을 미리 인정한 다음 “등록금을 약간만 인상한다면 훨씬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반면 두 번째 메시지는 등록금 인상과 관련된 학생들의 저항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곧바로 등록금을 약간 인상하면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험 결과 학생들의 저항을 인정하는 표현이 포함된 설득 메시지가 그렇지 않은 메시지보다 훨씬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상대방의 저항의 본질을 파악하고, 최대한 공감하고 인정하면 저항은 누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설득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이현우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거절당하지 않는 힘》에서 설득 현상을 저항 관점에서 접근하는 ‘거절의 심리학’을 소개한다. 일반인들에게 설득은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더 높은 분야다. 설득에는 항상 저항이라는 반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이는 설득 전략에 많은 정성을 쏟아왔다. 저자는 “인터넷, 정보화, 4차 산업혁명으로 묘사되는 현대사회는 힘의 흐름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전환되고 있다”며 “설득에서 송신자의 논리력보다 상대방의 저항에 대한 분석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항은 반발, 의심, 무관심 등과 같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각 유형에 따른 반발을 없애는 심리적 방법과 사례를 소개한다. 먼저 반발은 설득자가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다. 선택의 자유가 부당하게 침해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설득 자체에 대해 거세게 반발한다. 저자는 하지 말라고 제한하면 더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본성을 역이용하는 설득 방법을 권한다. 2008년 미국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을 앞두고 투표를 독려하는 전략으로 ‘투표하세요’라고 하는 대신에 ‘투표하지 마세요’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이 광고에 나와 유권자들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외쳤다. 2008년 미 대선 투표율은 2004년에 비해 1.5%포인트 상승한 58.2%를 기록했고, 이는 196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번째 저항인 의심은 설득자나 내용에 대해 미심쩍어하거나 못미더워하는 반응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래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의 한 대학교 연구진이 학생들에게 자원 봉사를 위해 반나절의 시간을 낼 수 있느냐고 직접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한 승낙률은 2%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만일 나중에 누군가가 자원봉사를 위해 반나절의 시간을 낼 수 있느냐고 요청한다면 어떻게 답하겠느냐고 물었다. 미래형으로 질문을 바꾸자 40%가 승낙했다. 2주 후에 같은 학생들에게 자원봉사를 요청하자 38%가 수락했다. 단도직입적인 요청 대신 가까운 미래에 대한 요청이 저항을 누그러뜨린 것이다.

저항의 세 번째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에게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전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청하기 전에 상대방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확인시켜주면 저항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보호할 필요를 덜 느껴 외부 메시지에 설득당할 위험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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