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가맹본부와 가맹점 등 이해관계자들이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19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쉐라톤팔래스강남호텔에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한국경제사회연구소·여의도정책포럼 주최로 열린 '공정위원장 초청 CEO 강연회'에서 "임금은 누군가에겐 소득이고 누군가에겐 비용"이라며 "양 측면을 모두 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다 부담하라고 해선 안 된다"며 "직접적인 당사자뿐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가 공히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가맹점주의 부담 완화를 위한 공정위 차원의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비용이 증가하면 가맹점이 가맹본부에 가맹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을 받은 가맹본부는 10일 안에 협의를 개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표준계약서를 개정해 보급할 예정이다.
이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는 가맹본부는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에서 높은 정수를 받아,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올 상반기 안에 가맹본부의 구입요구품목 관련 정보 공개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 시행령 개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반영, 정보 공개 대상에서 가맹본부의 자체생산 품목을 제외하고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종은 공개 의무자에서 제외하는 등의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에 비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지나치게 많고,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같은 또 다른 충격이 겹쳐지는 상황"이라며 "제도보완을 아무리 추진해도 양측이 성과와 부담을 균형있게 나누도록 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발적 상생문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행사 주최자인 유종근 한국경제사회연구소 이사장이 인사말에서 김 위원장의 별명으로 '재벌 저승사자'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그 별명을 저의 숙명으로 생각한다"며 "파괴하고 없애는 저승사자가 아니라 새롭게 거듭나게 하는 의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임명된 지철호 신임 공정위 부위원장에 대해 "정말 뚝심 있게 확실하게 일을 처리하는 분"이라며 "언론에서 지 부위원장의 별명도 저승사자라고 했던데, 저승사자 별명은 지 부위원장께 물려드리고 저는 부드러운 위원장으로 이미지를 쇄신해볼까 한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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