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디스코 장르 첫 도전
멤버 전원 비지스 음악 '열공'
10대 밴드로 색깔 무한대
"선미·아이유 선배님과 협업 기대"
귀여운 소년들이 누나 팬을 사로잡을 ‘진짜 남자’들로 변신했다. 지난 18일 새 싱글앨범 ‘레알 남자(Real Man)’를 발표한 10대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The Eastlight.)다.
타이틀곡 ‘레알 남자’는 1970~1980년대 유행한 펑크에서 파생한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다. 신나고 경쾌한 리듬이 특징인 디스코에 밴드 사운드를 접목했다. 기타리스트 김준욱은 “우리 팀의 꿈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록 장르의 데뷔곡 ‘홀라(Holla)’부터 일렉트로닉댄스뮤직 곡 ‘유 아 마이 러브(You’re My Love)’, 트로피컬 하우스의 ‘아이 갓 유(I Got You)’까지 서로 다른 장르를 선보여왔는데 이번에는 디스코에 도전했다”며 “앨범을 준비한 6개월 동안 멤버 모두 디스코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보컬 멤버들은 창법을 바꿨다. 도움이 된 것은 1970년대 세계적인 디스코 열풍을 몰고 온 비지스의 음악이었다. 이은성은 “디스코 음악을 제대로 들을 기회가 없었는데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의 김창환 PD님이 알려줘서 비지스의 노래를 듣고 연구했다”며 “이를 통해 리드미컬한 창법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우진과 정사강은 비지스의 ‘스테잉 얼라이브(Stay’n Alive)’를 인상 깊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디스코 장르가 가진 복고풍 느낌과 요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녹여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곡을 만든 것이 바로 ‘레알 남자’입니다.”(정사강)
곡의 제목도 멤버들이 직접 의견을 냈다고 한다.
“‘레알 남자’와 ‘리얼 맨(Real Man)’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우리 멤버들은 ‘레알 남자’를 적극 밀었어요. 일단 입에 잘 붙고 느낌이 강렬하더라고요. 신조어여서 호불호가 갈리겠다는 예상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목 때문에라도 한 번 더 들어보게 하고 싶었어요. 노래가 정말 좋거든요.”(김준욱)
강렬한 제목만큼이나 좋아하는 누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렬히 고백하는 연하남의 패기를 그린 가사도 인상적이다. 백미는 이우진의 랩이다. 멤버들은 “우진이가 랩을 정말 잘해줬다. 덕분에 녹음한 날 회식도 했다”고 자랑했다.
“누나한테 나를 어필하는 내용이라 목소리를 최대한 남자답게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진심으로 누나를 나한테 넘어오게 할 것이라는 마음으로요. 누나들을 한 3만 명쯤 유혹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불렀죠.”(이우진)
교복을 벗고 정장을 입은 멤버들은 한층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확 달라진 콘셉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멤버들은 리더이자 맏형인 드러머 이석철을 꼽았다. 이석철은 “정장을 입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날 회사에서 김창환 PD님을 만났는데 보자마자 ‘완전 남자네’라고 하셨다”며 웃었다.
“스타일의 변화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음악 장르가 달라져서 의상도 달라진 겁니다. 이미지 변신을 하려는 게 아니고요. 우리는 아직 어리고, 앞으로도 나이를 먹으면서 그때그때 우리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을 보여드릴 거예요. 이번 정장 콘셉트는 그 과정 중 하나일 뿐입니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앨범 발매 당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베이시스트 이승현은 “공연을 준비하면서 여태 해온 것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다행히 우리가 레알마드리드의 갈락티코 군단처럼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 팀이어서 멤버들이 각자 잘해줬다”고 자평했다.
새해를 새 앨범과 첫 단독 콘서트로 힘차게 연 더 이스트라이트는 올해 목표로 볼빨간 사춘기, 선미, 아이유 등과의 협업을 꼽았다. ‘레알 남자’ 붐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아직도 우리를 프로젝트 그룹이나 아이돌 밴드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우리가 어떤 포부를 갖고 음악을 하는 친구들인지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노래가 대박이 나야 해요. ‘레알 남자’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글=손예지/사진=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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