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실업급여 무력화하는 일자리안정자금

입력 2018-01-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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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가 지속적인 구직활동 노력을 통해 재취업을 앞당기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실업급여 금액과 수급 기간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한데 가장 기본은 퇴직 사유가 ‘자진 퇴사’가 아니라 ‘고용 조정’이어야 한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퇴직해 보험탈퇴 신고를 할 때 탈퇴 사유를 고용 조정으로 기재해야만 퇴직한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사업주가 실업급여 수급 여부를 결정할 1차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대책으로 올해부터 시행하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은 근로자 한 명당 13만원의 지원금을 사업주에게 지급한다. 그런데 일자리안정자금을 받기 위한 요건 중 하나는 고용 조정으로 근로자를 퇴사시키면 안 된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고용 조정을 하지 않아야 하는 유인이 생긴다. 즉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으려는 사업주와 실업급여를 받고자 하는 근로자 사이의 이익이 상충하는 것이다.

퇴사는 자진 퇴사와 고용 조정에 의한 퇴사를 구분하기 어렵다. 사업주는 퇴사 직원에 대해 자진 퇴사로 보험탈퇴 신고를 하려는 유인을 갖고, 근로자는 실질적으로 권고사직을 강요받았어도 실업급여를 수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고용 조정 요건은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의 분쟁 사유를 하나 더 만든 것과 같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요건을 실업급여 수급과 이해관계가 상충하지 않도록 일부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관형 < 세무그룹명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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