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 1000억 펀드 결성
민간분야서도 2700억 조성 계획
미국 등에선 추세로 자리매김 "올해가 한국 임팩트 투자 원년"
[ 김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14일 오전 6시15분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젠바디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최대 1조원까지 평가하고 있다. 2015년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한 이 회사는 2016년 11월 브라질 국영제약사와 3000만달러 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16년 이 회사에 50억원을 투자한 아주IB투자 등 벤처캐피털(VC)은 100배가 넘는 투자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공익’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임팩트 투자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벤처 분야에서 임팩트 투자가 뜨고 있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이달 200억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전용펀드 운용사 한 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5곳의 운용사가 지원했다. 한국성장금융의 투자안에 따르면 투자 영역은 빈곤 해결, 굶주림 해결, 건강, 질 높은 교육, 개념 있는 소비 영역 등 17개 분야다. 성장사다리펀드가 130억원을 대고 나머지는 민간 투자를 받는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도 연내 1000억원 규모 임팩트 투자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벤처기업 중 사회적 성격을 띠는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민간 분야에선 투자 전문회사와 민간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임팩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청년층 주거문제 개선을 위한 공유하우스 업체 우주는 옐로금융그룹 등으로부터 5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200억원을 투자받은 전자책 ‘리디북스’ 운영업체 리디 역시 임팩트 투자 유치 사례로 꼽힌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광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제로웹, 동네 주민의 물품거래 및 정보교환을 돕는 당근마켓 등도 임팩트 투자를 받은 소셜벤처기업이다.
대규모 민간 임팩트 펀드 출범도 예정됐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주도하는 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는 27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금융사 등을 상대로 출자금을 모으고 있다. 주거 환경 보육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과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임팩트 투자는 사회·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창출하는 착한기업을 지원해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좇는 투자 패러다임”이라며 “올해가 한국 임팩트 투자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태동한 임팩트 투자는 글로벌 시장에선 투자의 한 추세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인도의 노상배변 문제 해결에도 임팩트 투자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인도는 130만 가구가 화장실을 갖추고 있지 않아 노상배변이 일상화돼 있고, 성범죄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다. 인도 최대 임팩트 벤처펀드 운용사 아비쉬카르는 저가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는 벤처기업 사라플라스트에 투자해 지분 21%를 인수했다. 현재 사라플라스트가 인도에 공급한 이동식 화장실은 3000여 개, 사용자는 1000만 명이 넘는다. 아비쉬카르는 약 30%의 투자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씨티그룹과 JP모간은 투자 자산군에 임팩트 상품을 포함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일부 IB는 전담 조직과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임팩트투자 네트워크(GIIN)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임팩트 투자 규모는 259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 임팩트 투자
재무적인 투자수익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사회·환경적 영향(임팩트)도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모험투자를 말한다. 일명 ‘착한 투자’로 불리는 사회책임투자(SRI)가 사회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회피하는 방식이라면, 임팩트 투자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을 적극 발굴해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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