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 상식] 일상 속 뭉친 통증, 담(痰)의 습격

입력 2018-01-22 09:29  

빈상은 광화문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


가정일, 운동 등 일상 생활에서 조금만 무리를 하거나 충격을 받으면 목과 어깨에 뜨끔한 느낌이 들면서 뭉치는 경우가 있다. ‘담(痰)에 걸렸다’고도 하는 이 증상은 잠깐 동안은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로 아프다가 서서히 풀리는 경우가 많다.

담은 단순히 근육이 뭉쳐서 생긴 통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원래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痰)이란 ‘담음(痰飮)’이라고 하는 신진대사, 수분대사 과정 중에서 나타나는 노폐물을 말한다. 기혈의 순환통로가 막히면서 진액의 순환장애가 생겨 담이 생성되기도 하고, 소화기에서 음식물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신진대사 과정 중에서 발생되는 노폐물이 체외로 적절하게 배출되지 않을 때 담이 생긴다고 보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10가지 질병 중 9가지의 원인에 담이 배경에 있다는 의미의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담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 흔한 것으로 보고있다.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있어야 하고 운동량이 부족한 회사원이나 수험생, 운전사 등은 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운동과 휴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로와 스트레스까지 겹치면 담에 걸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담의 증상은 목, 어깨, 허리 등 근골격계 통증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사람의 체질과 환경에 따라 체내 어디에도 나타날 수 있다. 뇌에 담이 쌓이면 두통과 어지러움을 부르고 가슴에 담이 쌓이면 가슴이 답답한 증상, 소화기에 작용하면 소화불량이나 위염을 부를 수도 있다. 특히 뇌에 쌓이는 담은 심하면 중풍까지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도 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해선 안된다.

한방에서는 담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약침치료, 한약치료, 부항치료 등을 통합적으로 실시한다. 많은 경우 근골격계 통증으로 나타나므로, 먼저 뼈와 근육을 제자리로 돌리는 추나요법으로 순환장애를 개선하여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 침치료를 함께 병행하면 굳어진 근육을 풀어 운동범위를 넓혀줄 수 있고, 한약치료를 통해 손상된 근육과 인대를 회복시킬 수 있다.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키는 부항치료도 근육과 인대의 손상된 조직을 원래대로 되돌리는데 도움을 준다.

담을 예방하거나 극복하려면 우리 몸의 신진대사 기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신진대사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식습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빨리 먹는 습관과 폭식하는 습관, 야식을 즐기는 습관은 위장 내 음식물의 소화를 방해하면서 담이 생기기 쉬운 체질로 바꾼다.

술을 즐기는 사람들도 담에 걸릴 위험이 높다. 알코올이 직접적으로 담을 생성시키지는 않지만 잦은 술자리로 인한 흡연, 기름진 안주 등은 우리 몸을 독소가 쌓이기 쉬운 환경으로 바꾼다.

담 증상에 좋은 한방차로는 진피(말린 귤껍질)차, 모과차가 있다. 특히 모과는 습담(濕痰, 습기가 몸 안에 오래 머물러 있어서 생기는 담)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일상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틈틈이 운동, 스트레칭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담의 위험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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