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럭셔리 소비'에 유통가 활기

입력 2018-01-23 14:13  



중국인들의 '럭셔리(고급) 브랜드'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국내 유통가(街)도 활기를 띠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주요 판매 채널은 과거 백화점 중심에서 면세점과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12월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국인 매출액은 17.5% 늘어난 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외국인 매출액은 20.5% 증가한 10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럭셔리 소비 증가가 이 같은 매출액 증가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일반적으로 럭셔리 시장의 경우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시기에 더욱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 전가력(원가 상승분 제품 가격에 반영)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유통담당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는 "지난 4분기(10~12월)부터 중국인의 럭셔리 소비 모멘텀(동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세계 등 대표 유통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전세계 럭셔리 브랜드의 핵심 구매층은 중국인"이라며 "2013년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사치품 억제 정책으로 둔화되던 럭셔리 소비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이번엔 소득 상위층이 아니라 중산층이 럭셔리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산층의 소득 수준이 꾸준히 상승, 소비력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 중국과 관계 회복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점도 유통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중국 심진 텐센트에 75억원에 판매된 것을 비롯해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가 중국 패션지 '홍슈 그라치아 신년호의 표지모델로 등장했고 중국 북경 소재 초·중학교 학생과 교사 65명이 1월 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올 계획으로 알려졌다. 군산과 중국 석도를 운항하는 카페리호는 주 3회에서 6회로 증편 운항을 결정하기도 했다.

박신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입국자 수의 반등 시그널이 빠르면 2월, 늦어도 3~4월엔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2017년 3월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실시된 이후 4월부터 7월까지 면세점 이용객은 40% 줄었으나, 최근 관광 금지 해제 조치가 시행되면서 이용객 감소율이 점차 하락 중"이라며 "올해는 중국인 이용객 증가율이 플러스로 바뀌면서 면세점 매출액의 상승폭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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